백합/시와 좋은 글

시간은 사랑할 수 있는 기회

수성구 2022. 3. 18. 05:42

시간은 사랑할 수 있는 기회

3월 셋째주 사순 제3주일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멸망할 것이다. (루카 13.1-9)

 

시간은 사랑할 수 있는 기회

(마진우 신부. 대구대교구 초전성당 주임)

 

성경은 우리에게 허울좋은 부드러운 가르침만 전하지 않는다.

성경은 분명한 선을 긋는다.

그 중요한 선은 바로 `회개` 즉 `뉘우침`이다.

우리는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여정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결과가 뚜렷한 길을 걷고 있다.

그 길 중 하나는 구원으로 우리를 이끌어가고 다른 하나는 멸망으로 이끌어간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들이 기회를 얻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리고 이 기회가 영원할 것이라 착각하며 살아간다.

오늘 자고 일어나면 다시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가한다.

그러나 하느님은 우리의 삶을 상상하지도 못한 순간에 앗아갈 것이다.

어느 날 동네 아주머니가 황급하게 나를 찾아 본능적으로 뛰쳐나가 보았다.

 

 

도로 위에는 우리 강아지 `복돌이`가 축 늘어져 있었다.

차마 이야기하기 힘들 정도로 몸은 참혹하게 망가져 있었지만

아직도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그 전날 이상할 정도로 내 얼굴을 마구 핥아대는 그 녀석의 유난스런 애교를

다 받아 주었던 생각이 났다.

생각지도 않은 이별에 당황하긴 했지만 복돌이는 항상 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충분히 사랑받았기에 그 녀석은 행복한 삶을 충만히 살았고

비록 사고의 충격이 있었겠지만 그건 잠깐일 뿐

지금도 행복하리라는 것을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사랑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바꾸어 생각할 수 있다.

시간을 충만히 쓴 다는 것.

사랑할 준비가 된 상태로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강하게 사랑하고 사는가..하는 주제에 늘 깨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느님께서 기다리는 열매는 우리의 세속적 성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 커다란 성전을 봉헌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 안에서 사람들과 서로 다투고 싸운다면 성전이 아니라

강도들의 소굴을 만든 것일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맺게 될 열매는 반드시 홰개로부터 시작된다.

뉘우치지 않으면서 열매를 맺을 수는 없고

썩어버린 줄기에서는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

우리는 하느님의 거름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무화과나무가 되어

그분의 은총의 돌봄을 받고 열매를 맺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이들이 되어야

주인의 마음에 기쁨을 선물해 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주인은 우리를 잘라 버리게 될 것이다.

오늘도 하느님의 은총의 시간. 사랑의 시간을 허비하는 이들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기도를 바친다.

 

(가톨릭 다이제스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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