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시와 좋은 글

십자가

수성구 2022. 3. 12. 04:04

십자가십자가

(윤동주)

 

쫓아오든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읍니다

 

첨탑이 저렇게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든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목아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어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읍니다

'백합 > 시와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집은 언제 지어졌나  (0) 2022.03.13
침묵의 소중함  (0) 2022.03.12
꽃망울 터뜨린 뜨락...........강 영 순 (소화데레사)  (0) 2022.03.09
분노는 나의 문제  (0) 2022.03.09
커피가 지닌 향기처럼  (0) 2022.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