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성인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수성구 2022. 1. 10. 04:53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1사무 1,1-8; 마르 1.14-20 / 2022.1.10.; 연중 제1주간 월요일; 이기우 신부

 

  새로 시작되는 연중시기의 첫 날인 오늘, 복음은 예수님 공생활의 시작 장면을 전해줍니다. 그분이 선포하신 메시지의 대주제도 아울러 소개되는데, 그것은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4)는 것입니다. 다른 복음사가들도 소개한 같은 보도와 비교해 볼 때 눈에 띄는 표현은 ‘때’에 관한 것입니다. 유독 마르코만이 하느님의 때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통용되는 시간 관념은 보통 양적이고 흐름을 반영하지만, 성경에서 통용되는 시간 관념은 질적이고 내용에 방점을 둡니다. 양적으로 시간은 흘러가는 물결입니다. 반복되지 않습니다. 한 번 흘러가면 그뿐입니다. 하지만 질적으로 시간은 같은 본질이 재현되는 한 살아납니다. 유다교의 축제나 그리스도교의 전례도 성경의 질적인 시간 관념을 따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유다교의 파스카 축제날을 골라서 당신 생애의 마지막 순간에 최후의 만찬을 지내시며 제정하신 성체성사는 우리가 미사를 봉헌할 때마다 재현되고 기념되어 그분의 뜻과 성취가 거듭 되살아납니다. 심지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나 사도직 활동에서 그분의 뜻을 따라 섬김과 나눔의 삶으로 그분을 기억할 때마다 또 그분이 되살아납니다. 

 

  예수님께서 “때가 찼다”고 힘주어 말씀하실 수 있으셨던 계기는 바로 세례 때에 나타난 하늘의 징표였습니다. 하늘이 열렸고 성령께서 내려오시어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아들이라고 몸소 알려주셨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하느님께서 새로이 당신의 나라를 역사 안에 창조하시고자 움직이기 시작하시는 때라는 것을 예수님께서는 깨달으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일러주시는 대로 예수님께서는 선포하셨고, 가르치셨으며, 행동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그리고 사랑의 문명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당신의 첫 제자들을 부르신 이래로 지금까지 교회는 새로운 인류로서 예수님의 문명 창조에 부르심을 받은 제자이며 그분께서 필요로 하시는 협조자로 살고 있습니다. 아무리 물질적 차원에서 발달하고 있어도 스스로 구원되지 못하는 현대의 물질문명을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사랑의 문명으로 전환시키라는 회개의 요청을 우리는 간절히 받고 있습니다. 이미 다가왔으며 우리를 통해 완성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믿도록 예수님께서 초대하고 계십니다. 

 

교우 여러분!

지금도 여전히 예수님께서 시작하신 창조의 때입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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