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시와 좋은 글

참된 겸손

수성구 2021. 4. 17. 04:19

참된 겸손

♤ 참된 겸손 ♤

 

책을 읽다가

'겸손은 땅이다'라는 대목에

눈길이 멈췄습니다.

 

겸손은 땅처럼 낮고 밟히고

쓰레기 까지 받아 들이면서도

그곳에서 생명을 일으키고

풍성하게 자라

열매맺게 한다는 것입니다.

 

더 놀란것은

그동안 내가 생각한

겸손에 대한 부끄러움 이었습니다.

 

나는 겸손을

내 몸 높이로 보았습니다.

몸 위쪽이 아닌

내 발만큼만 낮아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겸손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내발이 아니라

그아래로 더 내려가는 것 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밟히고,

눌리고, 다져지고,

아픈것이 겸손이었습니다.

 

그 밟힘과 아픔과 애태움 속에서

나는 쓰러진채 침묵하지만

남이 탄생하고 자라

열매 맺는 것이었습니다.

 

겸손은

나무도, 물도, 바람도 아닌 땅이었습니다.

 

-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