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시와 좋은 글

내 여인이 가장아름답습니다

수성구 2021. 1. 28. 04:21

내 여인이 가장아름답습니다

● 내 여인이 가장아름답습니다

 

내 곁에 있는 여인.

조금은 세월 속에서 잔주름도 흐르고

그리고 또 조금은 세월 속에서

흰머리도 많이 보이는 여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던 젊은 날은 어디로 가고

가끔은 시장골목에서

콩나물 좀더 달라고 하는 여인.

 

잔잔한 실내악이 흐르던 레스토랑에서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를 좋아했던 그녀는

이제 현철을 좋아하는 조금은 나이든 여인.

 

그런 여인이 내 곁에 있습니다.

어느 날 바라보면 먹다 남은 다 식은 찬밥처럼

내가 왜 저여인을 사랑했을까 하는 치매 걸린 노인처럼

혼자서 구시렁거려 보지만

그래도 젊은 날에는 그녀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웠습니다.

 

세월은 무심하게 혼자서 흐른 것이 아니였음에도

나의 늙음은 보이지않고 내 곁의여인에서

세월의 흔적만 보이게 됨은 얼마나 커다란 착각일까요?

 

아름답습니다.

그 여인의 마디 굵은 손에서

청국장찌개가 끓여 나오고 그 여인의 젖가슴에서

내 귀여운 딸이 세상을 보았습니다.

 

어느 날 한 친구가 하던 말이 불현 듯이 생각났습니다.

‘내 여자가 제일아름다운 거야...’

쇼윈도우에 비치는 요염한 여인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그 여인은 나에게 사랑을 속삭여주지 않습니다.

그 여인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나의 손을 잡아주지는 못합니다.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아름다운 내 여인에게

한 송이의 장미를 선물하는 날이었으면 합니다.

“당신은 여전히 아름다운 꽃이야...”

 

이 한 마디면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로

세월의흔적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젊은 날 청년의 모습으로 탄생할 것입니다.

내 곁에 있는 여인

그 여인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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