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너머의 흔적들
태초의 빛은 모두 잠들어 스스로를 유폐시키며
제 몸에서 깊어지는 어둠.
눈을 뜨면 서서 무너지는 이승에서
주변을 듣는 귀는 낯설고
불편한 기억들이 뒤섞여 고여있던 정적만 아프고 선명하다.
허기진 의식 너머의 흔적들
끝없는 갈증인 양
마디마디 튕겨 나갔던 아득한 숨소리.
꿈이 어긋난 지점 어디쯤
만물은 조용히 현실을 견디고 있다가도
빈 틈새를 보일 때 마다
더불어 빛이 되지 못한 그림자들이 끊임없이 흔들렸다.
무엇이 그렇게 간절했을까
산다는 건 적막과도 손울 잡는 과정인지
어둠에 서식하던 번민의 탄맥들,
고삐 풀린 세월이 이미 생의 끝자락에 서 있는 것처럼
이름 모를 고독과 비애는 뼈아픈 단절의 징후들만 남겨둔 채
기억 속 어느 변두리를 표표히 날고 있으니...
까닭 없는 향수에 끌리어 한번 놓아버린 의식들이
너풀너풀 아픈 형상으로 잘 짜여지면
모순의 사각지대에 안착이나 하는 듯,
눈물의 뿌리를 기억하지 않고 지난날 성패도 논하지 않으니
생을 등에 지고 시간의 태를 끊어버린 경계에서
철 지난 향기가 바람에 실린다.
- 수메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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