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글

된장국

수성구 2020. 5. 9. 05:30

된장국


     



 된장국
갑자기 날씨 쌀쌀해진 요즘 며칠
아내가 끓여주는 뜨뜻한 시래기 된장국 먹으니 
어머님 생각납니다.
고향 생각납니다.
고향의 그 나날이 비어가는 들판이, 길모퉁이가, 
언덕이. 당신의 손등처럼 까칠해져가는 고향의
나무들이 눈에 밟힙니다.
고추밭과 채전 밭이, 공동 우물의 맑은 물이 떠오릅니다 
어머님
올해도 농사는 두루 대풍이고
어머님께서는 고추밭에 매일같이 나가셔서 
허리 구부려 저물도록 붉은 고추를 따고 계신지요 
붉은 고추들을 따서 광주리에 채곡채곡 담고 계신지요
어머님 굽은 허리 너머로 피어오르는 
초가집들의 저녁 연기 집집마다 여전한지요 
어머님
오늘은 뜨뜻한 시래기 된장국 먹다가
와락 눈물이 솟았습니다 
시래기 된장국이 너무 뜨거워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고향 생각 문득 가슴에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 나태주


  사랑합니다 .... 내 어머니, 아버지!!!  




우리 어머니는 엄마가 보고 싶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첫사랑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친구가 한 사람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몸이 절대 아프지 않는 어떤 특별한 몸인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아무 꿈도 품은 적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드는것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특별히 좋아하시는 음식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짧은 파마머리만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얼굴이 고와지고 몸매가 날씬해지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신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우리가 전화를 길게 하는 것을 
좋아하시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계실 줄 알았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단 하루라도 쉬는것을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웃는 걸 모르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딸이 시집가는 것을 보고 마냥 기뻐만 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 외에 아는 여자라고는 한 사람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배가 불러와 비싼 음식 앞에서는 빨리 일어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양복 입고 넥타이 매는것을 싫어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안주머니에는 늘 돈이 넉넉히 들어 있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좋아하시는 운동도, 취미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우리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듣지 않으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아무리 깊고 험한 길을 걸어가도 
조금도 두려워 하시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눈에는 눈물이 한 방울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우리가 객지로 떠나는 것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나, 당신의 자식이었을 때는 미처 몰랐더랍니다.
당신이 그랬듯, 
나도 이제 당신처럼 내 자식의 부모가 되어보니 알겠습니다.
참으로 어리석게도 이제서야 알아차린 당신의 가슴과 그 눈물을 
가슴에 담고 당신의 사랑이 무척 그리운 이 시간에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지켜보시는 고마운 두분께 외쳐봅니다.  

" 사랑합니다 .... 내 어머니, 아버지 !!! "   

/ 정용철의 "마음이 쉬는 의자"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