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수성구 2020. 2. 6. 03:27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조욱현 신부 강론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복음: 마르 6,7-13: 열두 제자의 파견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도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채비에 대해 말씀하신다. 최상의 준비는 소박한 음식과 인간의 허약한 몸을 가리고 덮어줄 옷 한 벌처럼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 이상을 바라지 않는 것이다. 사도들은 길을 떠나며 주님의 말씀대로 전대도 지니지 않았고 여벌 옷도 없이 떠났다(8-9). 두 벌을 껴입는다는 것은 이중적으로 처신하지 말고 단순하게 걸어가라는 말씀이다.

 

또한 배를 채울 양식이 부족할까 염려하며 내일을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마태 6,34 참조) 하느님의 섭리는 사도들에게 필요한 양식을 마련해 주실 것을 믿으라고 하신다. 이러한 주님의 말씀은 말씀을 전하는 사람들에게 그 말씀을 통하여 완전해지려는 자들에게 하신 말씀이며 그 말씀을 듣는 이의 의지에 맡겨 두셨다.

 

그리고 손님에 대한 풍습은 손님에게 친절히 접대하는 것은 거룩한 의무 중의 하나였다. 낯선 여행자에 대한 손님 접대는 그들의 의무였던 것이다. 여행자를 후하게 대접하는 것은 곧 하느님의 천사를 대접하는 것이고, 하느님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여겼다.

 

그러므로 손님을 거절하는 것은 하느님을 거절하는 것이며, 하느님을 거절하는 행위는 바로 이방인들이나 하는 행위가 되고 그로 인해 무서운 심판을 받게 된다고 여겼다. 그래서 발에 묻은 먼지를 턴다는 것은, 하느님의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하느님의 심판을 경고하는 것이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너희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이고”(루카 10,16),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 (마르9,37) 이것이 지금 사목을 하고 있는 성직자나 수도자들에게 잘해 주라고 하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모상을 지닌 우리 이웃들에게 하여야 할 바를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을 사랑하면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 사랑을 드릴 수 있으며, 그분께 진정한 찬미와 감사를 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삶으로 주님께 영광을 드리고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우리 되도록 하여야 한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현세적인 이익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주님 앞에 나 자신이 진정으로 복된 삶을 살며, 그리하여 참으로 하느님 안에 사는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우리의 복된 삶으로, 생활로 세상에 하느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한 것이다. 복음을 전하는 일도 그렇게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신앙은 우리 이기주의의 바람막이가 아니다. 주님이 가신 길을 따라 우리도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려 노력할 때,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사명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주님께만 의탁하며 이 순간을 살 수 있는 은총을 청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