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감동의 스토리

나 죽으면 아저씨 눈 할께 |◈─……

수성구 2019. 6. 7. 04:27

나 죽으면 아저씨 눈 할께 |◈─……감동의스토리

       



나 죽으면 아저씨 눈 할께

 .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난 그날도 평소처럼

집 앞 횡단보도를 걷고 있었다.

난 그만 시속 80km로 달리는 차를 못보고

거기서 차와 부딪혀 중상을 입었다.

결국 난 응급실에 실려 갔고,

위독한 생명을 기적적으로 찾았다.

그러나 의식이 돌아오는 동시에

난 깊은 절망에 빠졌다.

 .

그렇다 난 시력을 잃었던 것이다.

아무 것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난 너무 절망했고.

결국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기면서 난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일곱 살 밖에 안 되는 소녀였다.

  

 

"아저씨....아저씨 여긴 왜 왔어?"

"...꼬마야!! 아저씨...귀찮으니까...

저리 가서 놀아....."

"..아저씨...

왜 그렇게 눈에 붕대를 감고 있어?

꼭 미이라 같다"

"! 이 꼬마가...정말....

저리 가서 안 놀래...!!..."

그렇다. 그와 나는 같은 301호를

쓰고 있는 병실환자였다...

"아저씨...근데...아저씨 화내지 말아...

여기 아픈 사람 많어~

아저씨만 아픈 거 아니쟎아요...

그러지 말고 ~ 나랑 친구해. ?...알았죠??.. "

"꼬마야....아저씨 혼자 있게 좀 내버려 둘래.."

"그래...아저씨....난 정혜야...오정혜!

여긴 친구가 없어서 심심해..

아저씨 나보고 귀찮다구?"

  

  

그러면서 그녀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다음 날....

"아저씨...그런데 아저씬...

왜 이렇게 한숨만 푹 푹 셔~...."

"정혜라고 했나...

너도 하루아침에

세상이 어두워졌다고 생각해봐라.

생각만 해도 무섭지.

그래서 아저씬 너무 무서워서

 이렇게 숨을 크게 내쉬는 거란다....."

 .

"근데...울 엄마가 그랬어...

병도 이쁜 맘 먹으면 낫는데~...

내가 환자라고 생각하면...

환자지만....환자라고 생각 안 하면...

환자가 아니라고...

며칠 전에...그 침대 쓰던 언니가

하늘나라에 갔어...

    


엄마는 그 언니는 착한 아이라서

하늘에 별이 된다고 했어...

별이 되어서 어두운 밤에도 사람들을

무섭지 않게 환하게 준다고..."

"...그래...넌 무슨 병 때문에...왔는데.."

"...그건 비밀...그런데...의사 선생님이

곧 나을 거라고 했어.

이젠 한 달 뒤면 더 이상 병원

올 필요 없다고...."

"그래? 다행이구나..."

"아저씨...그러니까...한 달 뒤면

나 보고 싶어도 못 보니까...

이렇게 한숨만 쉬고 있지 말고

나랑 놀아조......아저씨......."

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를 비췄다.

그녀의 한마디가...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마치 밝은 태양이 음지를 비추듯 말이다.

그 후로 난 그녀와 단짝친구가 되었다.

  

  

"! 정혜야 주사 맞을 시간이다..."

"언니...그 주사 30분만 있다가 맞으면 안돼,...

~ 나 지금 안 맞을래....!!.."

"그럼...아저씨랑 결혼 못하지...

주사를 맞아야...

빨리 커서 아저씨랑 결혼한단다..." 

" "

그리곤 그녀는 엉덩이를 들이대었다.

그렇다...어느 새 그녀와 나는 병원에서

소문난 커플이 되었다.

그녀는 나의 눈이 되어 저녁마다 산책을 했고,

일곱 살 꼬마아이가 쓴다고 믿기에는

놀라운 어휘로 주위 사람,

풍경 얘기 등을 들려 주웠다...

"아저씨...

김 선생님이 어떻게 생긴 줄 알아..?..."

글쎄...코는 완전 딸기코에다...입은 하마 입,

그리고 눈은 족제비같이 생겼다...?..

크크~ 정말 도둑놈 같이 생겼어..!!

나 첨 병원 오던 날...

그 선생님 보고 집에 가겠다고 막 울었어..."

"크크크흐흐......"



"아저씨 왜 웃어..."

"아니...그 김선생 생각 하니까...

그냥 웃기네...

꼭 목소리는 텔레비젼에 나오는

탤런트나 성우처럼 멋진데 말이야..."

"하하하하~~~"

"근데 정혜는 꿈이 뭐야?"

".....나 아저씨랑 결혼하는 거........"

"에이...정혜는 아저씨가 그렇게 좋아? ...

그렇게 잘생겼어?"

"...그러고 보니까...아저씨 디게 못생겼다...

꼭 포케몬스터 괴물 같애.."

그러나 그녀와의 헤어짐은 빨리 찾아 왔다.

2주후...나는 병원에서 퇴원 했다..

그녀는 울면서...."아저씨...

나 퇴원 할 때 되면 꼭 와야 돼 알겠지??

...약속" "그래 약속....."

  

  

우는 그녀를 볼 수는 없었지만....

가녀린 새끼손가락에

고리를 걸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2주일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 날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최호섭씨?"

"...제가 최호섭입니다...."

"축하합니다...안구 기증이 들어 왔어요...."

"...진짜요?...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하늘로 날아갈 것 같았다.

일주일 후 난 이식수술을 받고 3일후에는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난 너무도 감사한 나머지 병원 측에

감사편지를 썼다. 그리고 나아가서...

기증자도 만나게 해 달라고 했다.

  

  

그러던 중 난 그만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기증자는 다름 아닌 정혜였던 것이었다.

나중에 알았던 사실이지만 바로 내가 퇴원하고

일주일 뒤가 정혜의 수술일 이었던 것이었다.

그녀는 백혈병 말기환자였던 것이다.

난 그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에.

그녀가 건강하다고 믿었는데..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난 하는 수 없이 그녀의 부모님이라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가...많이 좋아했어요....."

"..... "

"아이가 수술하는 날 많이 찾았는데.."

정혜의 어머니는

차마 말을 이어가질 못했다.

"정혜가 자기가 저 세상에 가면

꼭 눈을 아저씨 주고 싶다고...

그리고 꼭 이 편지

아저씨에게 전해 달라고..."

그 또박 또박 적은 편지에는

일곱 살짜리 글씨로 이렇게 써있었다.

  

  

아저씨! 나 정혜야....

음 이제 저기 수술실에 들어간다...

옛날에 옆 침대 언니도 거기에서

 하늘로 갔는데...

정혜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

그래서 하는 말인데 아저씨 내가 만일...

하늘로 가면...

나 아저씨 눈 할께

그래서 영원히 아저씨랑 같이 살께.

아저씨랑 결혼은 못하니까....

하지만 수술실 나오면 아저씨랑 결혼할래.

아저씨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래.

 

나의 눈에는

두 줄기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옮긴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