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하얀 등대방

스스로를 반쪽이라 부르는 반쪽이 부부의 사랑 |……──

수성구 2019. 5. 18. 06:40

스스로를 반쪽이라 부르는 반쪽이 부부의 사랑 |……── 하얀♡등대방

           



 

       

      스스로를 반쪽이라 부르는 반쪽이 부부의 사랑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장터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 거립니다.


      웅성웅성 모여 흥정하는 사람들,
      언제나 시장통은 시끌벅적 온갖 사람들이 모이곤 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트로트 메들리 소리,
      탈탈 끄는 손수레와 함께 부부가 요란하게 등장 합니다.


      수레를 끄는 남편은 앞 못 보는 시각 장애인이고
      수레에 탄 아내는 하반신이 마비돼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장애인 입니다


      스스로를 반쪽이라 부르는 두 사람은 작은 손수레에
      생활필수품들을 가득 싣고 다니며 생계를 꾸려 갑니다.
      "아저씨, 수세미 하나주세요."


      "수세미가 어디 있더라… 아, 여기 있어요."
      눈을 감고도 혼자서 물건을 척척 잘 파는
      남편을 바라보며 아내는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얼마예요?"
      "천 원,천 원, 무조건 천 원 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아내가 잠시 손수레에서 내려 숨을 돌리며 쉬는 사이에
      더듬더듬 수레를 끌고 가던
      남편이 고무장갑 하나를 팔게 되었습니다.


      "자, 고무장갑 여기 있습니다."
      "…여기 돈이요."
      고무장갑을 받아든 아주머니는 천 원짜리를 내고도
      만 원짜리라고 속인 것입니다.


      "그거… 만 원짜린데요."
      "아 , 죄송합니다. 9천 원 거슬러 드릴게요."
      다른 날 같으면 손끝으로 꼼꼼히
      확인을 했을 텐데 그날은 뭐에 씌었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9천 원을 거슬러준 것입니다.


      "내가 고무장갑 하나 팔았지. 자 여기 만 원."
      만 원아라며 천 원짜리 한 장을 내미는 남편을 보며
      아내는 기가 막혔지만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 이제 나 없어도 장사 잘하네."
      만일 아내가 잘못 거슬러 준 9천 원이 아까워
      남편에게 핀잔을 주었더라면 눈 먼 남편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 하며 마음을 할퀴었을지도 모릅니다.


      수레를 끄는 눈 먼 남편과 그 남편의
      두 눈이 되어주는 아내가 읍내 골목을 휘 저어면
      사람들도 자동차도 다 자리를 내주고 비켜섭니다.


      부부의 느리고 아름다운 퇴근길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 TV동화 행복한 세상 5권중에서
      전남 강진군 남성리 김해등씨 실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