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鄭鐵은 깜짝 놀랐다.
그녀의 즉석 和唱은 조선 제일의 시인 정철을
완전히 탄복시켰던 것이다. 정철의 시조에 字字句句, 對句형식으로
서슴없이불러대는 眞玉은 정녕 뛰어난 시인이었다.
두 사람의 은유적 표현 역시 뛰어나다.

"반옥"은 진짜 옥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人造玉이고,
살송곳은 육(肉)송곳으로 남자의 성기를 은유하고 있는데,
眞玉은 그 뜻을 쉽게 알아차리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한 술 더 뜬다.
"반玉"에 대하여는 섭철(섭鐵), 眞玉에 대하여는 정철(正鐵), 살송곳에
대하여는 "골풀무"의 對句는 놀라운 기지와 재치와 해학이다.
섭철은 잡것이 섞인 순수하지 못한 쇠를 말하고,
정철은 잡것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철이며,

"골풀무"는 불을 피우는데 바람을 불어넣는 풀무인데,
남자의 성기를 녹여내는 여자의 성기를 은유하고 있는 것이다.

기생 진옥은 시조집 "권화악부(權花樂府)"에 송강첩(松江妾)이라고만
기록되어 있는데, 시조 문헌 중에 "누구의 妾"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은
그녀가 유일하다.

봄빛 가득한 동산에 자미화 곱게 펴 : 纔看佳人勝玉釵
그 예쁜 얼굴은 옥비녀보다 곱구나 : 莫向長安樓上望
망루에 올라 장안을 바라보지 말아라 : 滿街爭是戀芳華
거리를 가득 매운 사람들 다 네 모습 사랑하리라
▲ 詠紫薇花(영자미화)에서
眞玉도 妓女임에 틀림없는데, 松江妾이라고 기록된 것은
송강 정철의 지위와 명성때문일 것이다. 조선의 사회제도 속에서
양반의 축첩은 조금도 허물이 아니었는데, 이런 기록이 더많이 있을 수
있으련만 유독 松江妾이라는 기록은 眞玉에게서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