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사는 이야기

인간과 드론

수성구 2017. 11. 4. 02:43

인간과 드론


인간과 드론 손님과 함께 카페에 갔는데 어느 가족이 마당에서 드론을 조종하면서 관심을 보인 주인장에게 드론을 설명하고 있었다. 가족과 같이 드론을 갖고 활동하는 모습이 처음인지라 나는 한참동안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날 저녁 뉴스에서는 어느 지자체에서 ‘드론(Drone)영상 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전했다. '비상하는 OO'이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행사는 드론의 중저가 출시로 대중화 되는 시대에 따라 드론 영상과 사진 공모전을 개최하는데, 드론를 통한 촬영으로 숨어있는 비경과 문화유산을 찾아내 1분 이내로 제작한다는 미션이었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앞으로 5년 안에 20억 개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를 대신할 첫 번째 직업 재창출기술로 ‘드론’을 꼽고 있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요즘 하늘을 보면 ‘드론’이 하늘을 운동장 삼아 날고 있는 풍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와 사회 전반에 융합되면서 생겨난 변화로 3D프린터, 로봇공학, 무인자동차 등이 거론되는데 그중에서도 ‘드론’을 미래 유망 신산업 중 으뜸으로 꼽는 것은 지상을 벗어나 하늘에서 관찰하고, 촬영하고, 배달하는 마치 하늘을 나는 로봇과 같은 드론의 활용도는 계속 발전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드론 신드롬’이라는 신조어뿐 아니라 ‘드론 전쟁’이라는 말까지 생겨났겠는가. 드론은 그동안 제한적으로만 사용했던 하늘을 보통 사람들에게도 2.5차원의 생활을 가능케 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3차 산업까진 상상도 못했던 또 다른 신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시각적 자유를 손에 넣을 수 있기에 전년도에 비해 30% 넘는 성장이 예견될 정도로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 평가받는 드론은 앞으로 진정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안겨주게 될까. 우린 아직도 드론을 장난감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지만, 시진핑 주석은 공식석상에서 중국 산업 경쟁력의 하나로 드론을 꼽았다하니, 모르긴 몰라도 드론은 신산업의 중심에 설 것이 분명할 것 같다. 여기에 반해 드론은 긍정적면과 함께 부정적 사용은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 북한 무인기들이 우리나라 하늘을 뚫고 들어와 사드 기지를 촬영하다가 추락된 것을 발견한 것이 벌써 다섯 번째라고 한다. 그들은 이미 정찰 및 공격용으로 약 300대 드론을 사용하고 있기에 드론을 막는 방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드론은 이렇듯 사생활 침해 뿐 아니라 각종 범죄나 테러 등에 쓰여 세계 곳곳에서 드론을 없애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열중하고 있느라, 지금은 드론 기술보다 안티 드론 시장 규모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원치 않는 드론을 어떻게 쫓아낼까. 이미 시험단계에 있는 방법으론 전파를 이용하거나 그물로 막거나 심지어 독수리를 훈련하여 드론을 퇴치하고 있다. 이젠 싫든 좋든 드론이 얼마나 우리 곁에 와있는지 <4드론 인생>이 생겨났다. ‘4드론’은 게임에서 상대가 일꾼을 늘리고 있을 때에 급습하여 게임을 끝낼 때 쓰는 용어다. 이것은 남들 대학교 갈 때, 고3부터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학생을 가리킨다. 그들은 남 보다 한 발 빨리 취업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지 몰라도 그 뒤론 더 이상 뭐가 없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드론은 하늘을 날지만 사실 하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땅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마땅한 과정들을 무시하고 결과만 낙관하고 있다. 게임에서는 그 일이 가능할지 몰라도 인생은 ‘4드론’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인생에서 지름길이란 존재하지 않기에 정도가 가장 빠른 길이다. 인생이란 하루하루 열심히 경험하며 살아야만 확신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던가. 날마다 땀 흘리면 서서히 자신도 모르게 내면의 변화가 오면서 외형도 바꿔지기 시작한다. 희망과 환상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작은 조짐에도 주식이 오를 때, ‘이번에는 달라’(This time is different.)라는 네 단어만큼 큰 손해 보는 일도 없다고 월가에선 격언처럼 쓰고 있다고 한다. ‘감이 좋다.’식의 감성적 접근이 아닌 ‘이번에도 같아’ (This is the same again.)라는 자세로 평소 하던 대로 성실하게 살아갈 때, 어느 순간 드론이 아닌 때가 되어 하늘을 담은 마음의 소유자가 되어 복의 근원이 될 것이다. 하늘을 나는 인간의 꿈은 그리스 신화에서도 나와 있었다. 하늘을 날았다는 전설은 이제 초음속 비행기까지 개발되면서 돈만 있으면 우주여행까지 가능한 세상에서 드론을 통해 하늘을 나는 간접비행이 가능해지면서, 드론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꿈이 주었고, 반려 견처럼 친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드론을 조금만 살펴보면 구조적으론 파리보다 엉성하기 짝이 없다. 드론의 시작과 끝은 오로지 배터리에 달려있다. 그들은 선천적으로 심장을 갖고 태어날 수 없기에 하늘을 비행하기 전, 배터리 수치를 확인하고 또 확인한 후 비행 중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사인이 뜨면 무조건 레버를 당겨야만 추락하지 않는다. 드론 유저들은 ‘나는 드론을 조종했고, 드론은 나를 조롱하고 있다.’라는 문장이 늘 머리에 맴돈다고 한다. 드론은 분명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축의 하나인지 몰라도 어느 순간부터 그 로봇에 노예가 돼버린 자신을 발견하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여기에 비해 파리는 애초부터 배터리가 필요 없는 심장을 달고 날아다닌다. 극소형 파리 로봇도 날개는 1초당 150회를 움직이나, 파리는 1초에 200회나 날개를 펄럭거리고 U자형 선회도 할 수 있다. 그들은 파리채가 나타나면 날아오르기 전에 벌써 알아차리고 어느 방향으로 날아갈지 계획을 세우고 어려운 자세를 연속해서 바꿔가는 비행 기술은 과학자도 부러워하고 어부는 생선에 붙어있는 파리를 잡지 못해 분히 여긴다. 파리를 영어로 플라이(fly)라고 한는데 이것은 ‘날다’라는 플라이(fly)와 철자까지 같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우주까지 날아가면서도 파리하나 따라잡기 어렵다. 물론 인생에서 파리 잡는 일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파리를 과학에 어찌 비교하겠는가. 다만 과학은 사람의 문제도 대신해 줄 수 없지만 마음하나 어찌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멈춰야 보인다고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과학이 아닌 인간 본연의 눈을 떠야 세상이 보인다. 드론이 세상을 아무리 내려 봐도, 감각을 넘어 이성을 넘어 경험을 넘어 진정한 자아를 바라봐야, 파리보다 못 날아도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2017년 11월 3일(금)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드립니다. 사진허락작가:하누리님, 우기자님, 이요셉님, 돌팔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