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시와 좋은 글

내 사랑의 풍경이 닮아가네요 |☆...

수성구 2017. 8. 13. 03:48

내 사랑의 풍경이 닮아가네요 |☆...시 와 좋 은 글 °♡。

       

내 사랑의 풍경이 닮아가네요 / 동목 지소영

밤이 길어 깨어 있는 만큼 쓸쓸해지는 시간

가난한 세상의 절규가 물 위로 배척되고

검은 파도를 일구곤 했습니다

허기진 사람들은 웅성거리고

얼룩말 발굽이 구제역이라며

하얀 버짐을 피우고

아, 내가 선 땅은

노을의 그림자에도 얼굴을 붉히곤 하네요

조건에 기우는 내가 미워

거울을 거꾸로 문지르기도 하고

출렁거리는 불빛에 다스려 왔던 손과 발

어느 날은 부담스러워 비누거품을 내기도 합니다

욕심이 아니라 하면서 부푼 배를 더 채우려 하고

사치하지 않는다며 상품명을 보는 습관이 싫어서

볼을 툭툭 치기도 해요

창가에 기대이면

그래도 아련한 봄 안개의 유혹에

가슴은 풀리고

꽃잎 비비는 입술 부르트는 젖줄

그들의 환희로운 올가즘에

내 사랑의 풍경이 닮아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