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좋은시

봄 우레 박형준|☆...

수성구 2017. 5. 15. 04:59

봄 우레 박형준|☆...시 와 좋 은 글 °♡。

       

봄 우레

박형준
어머니
당신은 언제 손거울을 꺼내 얼굴을 보십니까
당신의 그리움은 언제
배추 이랑에 때까치처럼 내려앉습니까
젊었을 적 눈썹 그릴 때만 보던
손거울을 어디에 숨겨두셨습니까

감꽃이 소낙비처럼 떨어지는 날엔
당신은 친정집 툇마루에
처녀로 앉아 있는 꿈을 꾸십니까

당신 없는 고향 집
문설주에 기대어
봄 우레를 듣고 있습니다
겨울날 울타리 밑에서 햇볕을 쬐는
고아들이 따뜻하지만 몸을 떨듯이

어머니
봄에 우는 우레는
울어도 우레 같지 않습니다
먼 산에서 나지막하게 우는 당신 같습니다
숨겨둔 손거울 같은
당신의 삶이 몰래 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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