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새벽을 열며

2017년 2월 28일 연중 제8주간 화요일|

수성구 2017. 2. 28. 06:00

2017년 2월 28일 연중 제8주간 화요일|새벽을 열며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7년 2월 28일 연중 제8주간 화요일

제1독서 집회 35,1-15

1 율법을 지키는 것이 제물을 많이 바치는 것이고, 2 계명에 충실한 것이 구원의 제사를 바치는 것이다. 3 은혜를 갚는 것이 고운 곡식 제물을 바치는 것이고, 4 자선을 베푸는 것이 찬미의 제사를 바치는 것이다.
5 악을 멀리하는 것이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고, 불의를 멀리하는 것이 속죄하는 것이다.
6 주님 앞에 빈손으로 나타나지 마라. 7 사실 이 모든 것은 계명에 따른 것이다.
8 의로운 이의 제물은 제단을 기름지게 하고, 그 향기가 지극히 높으신 분께 올라간다. 9 의로운 사람의 제사는 받아들여지고, 그 기억은 잊히지 않으리라.
10 기꺼운 마음으로 주님께 영광을 드리고, 네 손의 첫 열매를 바치는 데에 인색하지 마라. 11 제물을 바칠 때는 언제나 즐거운 얼굴을 하고, 십일조를 기쁘게 봉헌하여라. 12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네게 주신 대로 바치고, 기꺼운 마음으로 능력껏 바쳐라. 13 주님께서는 갚아 주시는 분이시기에, 일곱 배로 너에게 갚아 주시리라.
14 그분에게 뇌물을 바치지 마라. 받아 주지 않으신다. 15 불의한 제사에 기대를 갖지 마라. 주님께서는 심판자이시고, 차별 대우를 하지 않으신다.


복음 마르 10,28-31

28 그때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29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30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31 그런데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몇 년 전, 동창 신부들과 유럽 여행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유럽 여행이었기 때문에, 유럽의 멋진 장면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부터 관심을 두고 있었던 당시 유행하던 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 카메라를 구입했습니다. 이 카메라를 통해서 멋진 사진들이 나올 것을 생각하니 생각만으로도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유럽에 도착한 뒤부터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목에 걸고 다녔던 카메라의 무게 때문인지 목이 너무 아팠고, 목의 통증이 심해질수록 점점 소중한 사진기가 아니라 애물단지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 이 DSLR 카메라는 제 조카에게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거나 아주 작은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닐 뿐입니다. 솔직히 아름답고 멋진 장면은 좋은 사진기로 찍어야 할 것 같지만, 전문 사진가도 아니기 때문에 휴대전화나 작은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도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좋은 장비를 가지고 사진을 찍는 것이 중요할까요? 아니면 여행 자체를 즐기는 것이 중요할까요? 당연히 후자인데, 전자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여행 자체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기억을 갖게 된 것이지요.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안다면, 지금 현재를 더욱 더 충실하게 보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만 중요성을 더할 때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것에 목숨을 내어놓듯이 생활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주님께서는 우리들이 중요한 것을 쫓아서 생활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 구원에 방해가 된다면 재산을 기꺼이 버리듯이 심지어 가장 사랑하는 가족마저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재산이나 가족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구원의 삶이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믿음의 삶을 살아간 사람들은 혈연관계인 가족을 넘어 온 세상 가족이라는 선물로 축복을 받았습니다.

지금 내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가족도 또 재산도 분명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께서는 이러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은 기쁨 없이는 살 수가 없다. 그래서 영적인 기쁨이 없는 사람은 세속적인 쾌락에 중독된다.”

기쁨을 찾아 나서는 우리들입니다. 그 기쁨을 주님 안에서 찾지 못하니 세상의 것 안에서 그렇게 신나게 찾고 있나 봅니다. 주님 안에서 기쁨을 찾는 우리, 그래서 참으로 구원이라는 큰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일상을 특별한 날로 만드는 것은 늘 예상치 않았던 혹은 계획하지 않았던 시간이다(파우스토 브리치).


동창모임을 했던 인천의 부개2동성당입니다.


똑똑한 아이

아빠가 딸에게 물었다.

“우리 딸,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그러자 딸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아빠!”

그러자 아빠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옆에 있던 엄마가 딸아이에게 다시 물었다.

“우리 딸, 아빠가 얼마큼 좋아?”

그러자 아이가 엄마 품으로 안기면서!

“엄마만큼!”

이런 방법도 있었네요. 사실 조금만 더 생각하면 가장 적합한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생각 없이 내뱉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어떤 말을 하고 계십니까? 상처 주는 말, 부정적인 말을 할 바에는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2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입니다. 그리고 내일 3월 1일은 재의 수요일로,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시기가 시작됩니다. 이 시기 동안 주님의 뜻을 마음에 새기면서 진정으로 주님의 똑똑한 자녀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맛있는 고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