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너무 기뻐하지도, 너무 슬퍼하지도 말고|☆...

수성구 2016. 9. 26. 02:21

너무 기뻐하지도, 너무 슬퍼하지도 말고|☆...주 님 의 향 기 °♡。

       

 


-코헬렛 3장 1-11절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긴 것을 뽑을 때가 있다.

죽일 때가 있고 고칠 때가 있으며, 부술 때가 있고 지을 때가 있다.”


너무 기뻐하지도, 너무 슬퍼하지도 말고


과거에는 ‘전도서’라고 했던 코헬렛은 참으로 독특한 성경입니다.

히브리어 ‘코헬렛’의 뜻은 ‘전도자’ 혹은 ‘설교자’로 풀이됩니다.

저자 코헬렛은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코헬렛은 현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백성에게 슬기를 가르쳤으며

검토하고 연구하여 수만은 잠언들을 지어내었다.


코헬렛은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말을 찾으려 노력하였고

진리의 말을 바르게 기록하였다(코헬렛 12장 9절).

그러나 그의 가르침은 상당히 인생에 대해서 회의적인 색채를 지닙니다.

무척이나 회의적이고 가르치는 태도가 ‘시니컬하다’고나 할까요?

서두부터 끝까지 계속 반복되는 문장이 하나 있습니다.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허무로다’ ‘헛되다’로 번역되는 히브리어 ‘하벨’은

구약성경 전체에 걸쳐 40여번이 등장하는데,

그 중 33번이 코헬렛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는 말투도 코헬렛 안에 부지기수로 등장합니다.


“태양 아래서 애쓰는 모든 노고가 사람에게 무슨 보람이 있으랴?

이 모든 것이 바람 잡는 일이로다.”

가만히 코헬렛을 읽다보면 열심히 한번 살아보겠다는 사람들에게는

‘김새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인생 뭐있어? 적당히 즐기는 거야”라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좀 더 곰곰이 생각하면서 읽어보니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코헬렛의 저자는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본 현자였습니다.

인생의 높은 정상에도 올라봤지만 가장 밑바닥까지 체험했던 인생의 달인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풍부한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 핵심은 바로 이것입니다.


인생 길어봐야 70년 80년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아무리 난다 긴다 하더라도 세월 앞에 , 죽음 앞에 장사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비록 우리가 깔깔 대고 웃고 즐기지만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무기력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태어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다는 것,

울 때가 있으면 웃을 때가 있고,

슬퍼할 때가 있으면 기뻐 뛸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 기뻐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슬퍼하지도 말며

그저 주어지는 순간순간에 최고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오늘 하루를 만끽하며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사랑도 젊음도 권력도 재물도 결국은 다 우리 눈앞에서 사라져갈 대상들이니

너무 집착하지도 말고 너무 아쉬워하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결국 영원하신 분, 세세대대로 인간만사를 다스리실 분,

우주만물의 창조주 하느님 자비의 손길에 우리의 모든 근심 걱정 내어맡기고

편한 마음으로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