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2789

희망을 닦고 있답니다!

희망을 닦고 있답니다! (엠마오로 가는길 송현신부) 1822년 런던의 한 길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구두를 닦는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빚을 갚지 못해 감옥에 갇혀 있었습니다.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기 위해서 소년은 구두를 닦아야만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구두를 닦는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날 줄 몰랐습니다. 더구나 구두를 닦는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날 줄 몰랐습니다. 더구나 노래를 불러도 언제나 즐거운 가락만 흥얼거리는 것이 아닙니까. 사람들이 하도 이상해서 물었습니다. 얘야. 넌 구두 닦는 일이 그렇게 좋아? 그때마다 손년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즐겁지요. 저는 지금 구두를 닦고 있는 게 아니라 희망을 닦고 있답니다! 이 소년이 바로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를 ..

하느님께 충실하기만 하면

하느님께 충실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은총을 원한다. 또한 하느님께 충실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이 은총을 누린다.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것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마련해 두셨다."(1코린 2,9). 하느님께서는 본 적 없는 것, 들어본 적 없는 것도 없는 것, 마음속에 상상한 적도 없는 것을 우리를 위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서 마련해 두셨다. 신앙에 충실하여 이를 꼭 누리시길 바란다. 저 세상에 가서 누리지 말고, 이 세상에서 먼저 누리고 가시길 바란다. - -

그가 어떻게 갔습니까?

그가 어떻게 갔습니까? (엠마오로 가는길 송현신부) 이 이야기는 수도원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담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떤 수사가 늘 밥을 두 그릇씩 먹었습니다. 다른 수사들은 이런 그를 절제할 줄 모른다고 험담하며 미워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수도원에 있던 모든 수사들이 죽어서 일부는 연옥에서 단련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식탐으로 지오게 간 줄로만 알았던 수사가 천국에 가 있는 것이 아닙니까. 보다 못한 수사들이 하느님께 따졌습니다. 주님. 저 수사는 절제할 줄 모르고 식사때마다 밥을 두 그릇씩이나 먹었습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천국에 바로 갈 수 있습니까? 그러나 하느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 수사는 원래 밥을 네 그릇 정도 먹는 것이 정량인데 평생 두 그릇만 먹었느니라. 그러니 그 정도면 참으로 절제할..

응 답

응 답 샤를 드 푸코는 아씨시의 프란치스코가 간 바로 그 길을 갔습니다. 그는 프란치스코처럼 회개했고, 그와 마찬가지로 가난했으며, 사업도 가정도 원치 않고 오로지 말씀의 증거만을 원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시기에 세상과 교회를 위해 살았습니다. 나는 자주 사하라 사막의 신비가와 아씨시의 성인, 이 두 사람 사이의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는 거듭되는 이러한 유사성의 동기에 대해 물음을 던지곤 했습니다. 이제, 내게 그 대답은 간단해 보입니다. 두 사람 다 종교적, 사회적 모순 자체가 복음의 진실한 회귀를 요청하는 역사적 시대를 살았습니다. 프란치스코와 샤를 드 푸코, 두 사람 다 복음을 생활하기를 노력하고 나자렛 예수님을 열렬히 사랑함으로써 그들의 시대가 요청하는 바에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두 사..

우리에게 필요한 영적 기름

우리에게 필요한 영적 기름 11월 둘째주 연중 제32주일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마태 25.1-13) 우리에게 필요한 영적 기름 (김주현 신부. 부산교구 문현성당 주임) 신학생 시절 시험을 준비하는 모습은 다양했다. 일상 성실형은 강의 시간에 충실하고 노트를 정리해놓아 오히려 시험 기간에는 부담이 없었다. 벼락치기형은 시험 때만 되면 강의 내용을 요약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으며 바쁘게 공부했다. 시험 전까지 놀다가 동료들의 요약본을 복사해 시험 전날 열심히 보고 시험에 응하는 요약본 수집형도 있다. 가끔 요약본 수집형이나 벼락치기형이 좋은 점수를 받을 때도 있지만. 역시 일상 성실형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예수께서는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의 이야기를 들려주..

벤허

벤허 (엠마오로 가는길 송현신부) 미국 소설가 윌리스는 어려서부터 철저한 무신론자로 성장했습니다. 그는 자기 주장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하여 정교와 절대자의 허구성을 철저히 밝히고자 성경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반박 서적을 출간하려는 심산이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안에 내재한 하느님의 능력이 그의 무딘 마음을 녹여 내렸습니다. 그는 인류의 죄악을 대신하여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셨다는 대목에 이르자 완전히 넘어졌습니다. 윌리스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애당초 그리스도교를 비판하려던 붓을 꺾었습니다. 대신 1880년 성경에 입각한 역사소설을 발행했습니다. A Tale of the Christ 라는 부제가 붙은 이 불후의 명작이 바로 벤허(Ven Hur)입니다. 이후 벤허..

또 다른 시작

또 다른 시작 (김형옥 소화데레사 수녀 ) 예기치 못한 작은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당연하게 여겨오던 일들을 멈추고. 돌아보며. 삶의태도를 바꾸어 새로운 길로 나아가도록 초대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에게도 큰 변화가 생겼다. 오랜 시간 마음을 쏟으며 함께했던 공동체를 떠나야 했고. 이 시대의 요구에 기꺼이 응답하려는 수도회의 영성에 따라 생각조차 해 본 적 없는 양산 하늘공원에서의 새로운 소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아픔과 눈물을 위로하며 함께 기도하고. 마지막을 동반해주는 일이다. 어릴 적부터 나에게 무덤은 가까이 가기 두려운 곳이었고. 돌아가더라도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곳이었다. 이런 나에게 하늘공원은 내 생각을 내려놓고. 주님의 소리..

초자연적 생명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障碍)

초자연적 생명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障碍) 영적 음식에 독소를 넣는 것을 수덕학적으로 유혹이라고 합니다. 스스로 유혹을 받아 영혼의 병을 만드는 것을 죄라 하며 그 병이 치명적일 때 대죄라고 합니다. 자연적인 생명 예를 들어 초목이 자라는 과정에서 많은 잡초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격고 초목은 자라고 있습니다. 이것처럼 초자연적인 생명도 사욕과 세속과 사탄으로부터 끊임없는 방해를 받아 영혼을 유혹하고 방해하며 내적 평화를 어지럽히고 죄에 빠뜨리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의 영혼이 유혹을 받을 때, 다시말해 영적 음식에 독소가 섞일때, 재빨리 이를 제거해 버리지 않고 자유의지로 그 독이 든 음식을 멋대로 먹어 버린다면 영혼은 병들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귀중한 초자연적 생명이 죽어 버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며 마음의 위로를 얻지만...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며 마음의 위로를 얻지만...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며 마음의 위로를 얻지만, 이웃을 사랑하고 보살피시라는 말씀에는 죄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상처도 쉽게 받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이런 제 모습이 이기적인 것 같아 죄책감이 듭니다.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인정하고 변화를 위한 노력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이 모든 것은 죄책감보다는 우선 하느님께서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신다는 믿음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죄책감이 드는 것은 자신을 하느님의 사랑을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람에서 제외했기 때문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소중한 존재이기에, 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