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2789

공동묘지로 만들겠다!

공동묘지로 만들겠다! (엠마오로 가는길 송현 신부) 기원전 2세기경. 시리아의 안티오코스왕은 유대인들에 대한 적개심에 불타올라 예루살렘을 유대인들의 공동묘지로 만들겠다고 엄포했습니다. 과연 그는 예루살렘을 점령한 후에 유대인들을 학살해나갔습니다. 더구나 하느님 두려운 줄 모르고 성전에 들어가 거룩한 제기와 봉헌물을 모조리 쓸어갔습니다. 이후 예루살렘 성전과 그리짐 산의 성소를 이교도 신에게 봉헌하도록 했습니다. 이로써 이방인들이 주님의 성전 안에서 온갖 방종과 향략을 일삼게 되었습니다. 안티오코스는 하느님의 뜻을 깨닫지 못한 채 오만함으로 잔뜩 부풀어 올랐습니다. 그곳 사람들의 죄로 인해 하느님이 성전을 잠시 돌보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결국 그는 하늘의 심판을 받아 이국의 산골짜기에서 극..

마음의 수분크림

마음의 수분크림 마음의 수분크림 (탁은수 베드로) 나이 탓일까요? 언제부터인가 찬바람이 불면 가려운 곳이 생깁니다. 넓적다리나 옆구리를 남몰래 긁는 일이 잦습니다. 찬바람을 쐬면 얼굴이 푸석푸석해지고 손도 거칠어집니다. 미사시간 성가를 부를 때 목소리가 갈라져 쑥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몸이 건조해져서 그렇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겨울에는 자주 물을 마시고 거칠어진 피부에는 수분크림..같은 보습 화장품을 발라주라고 합니다. 요즘은 화장하는 남자도 많다고 하지만 아직 보습 화장품을 챙겨 바르는 습관이 안 돼 있어 겨울철 내 피부는 여전히 거칠거칠합니다. 문득 현대인은 피부뿐 아니라 마음의 보습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쟁에 지치고. 차가운 현실에 메말라 버린 가슴들. 각박한 세상 살아내면서 말..

세상에 자비를 얻어 주는 도구

세상에 자비를 얻어 주는 도구 이 세상에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도 있으며,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들 안에서 산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너무도 적다. 어떤 가정에는 내 마음을 기쁨으로 채우는 사람들이 있다. 성부께서는 각별한 정으로 그들을 내려다보고 계신다. 그들은 천사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던져 줄 것이다. 그들은 수는 적지만 천상 성부의 정의에 방패가 되고, 세상에 자비를 얻어 주는 도구가 될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사랑과 희생으로 인하여 세상이 멸망하지 않고 견디고 있다. 내가 특별히 선택한 영혼이 불성실할 때, 내 마음에는 가장 고통스러운 상처가 남는다. 그러한 불충은 내 마음을 꿰뚫는 화살이 된다. - -

고난의 의미

고난의 의미 고난의 의미 카프만 부인의 저서 “광야의 샘”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나는 누에고치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마침 여러 마리의 누에고치가 나비로 탈바꿈을 하는 중이었다. 너무도 작은 구멍을 통해 나오려고 애쓰는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마리, 두 마리, 그토록 작은 구멍에서 무진 애를 쓰더니 결국은 빠져 나와 공중으로 훨훨 날아올랐다. 나는 마침 또 나오려고 애쓰는 고치를 발견하고 가위로 그 구멍을 넓게 잘라 주었다. 그러면서 내가 하느님보다 더욱 사랑과 자비가 많다고 자족하면서 혼자 웃었다. 내가 넓게 열어준 구멍으로 나비는 쉽게 나왔으나 문제가 생겼다. 공중으로 몇 번 솟아 오르려 시도하면서도 결국 오르지 못하고 땅바닥에서만 맴을 돌 뿐이었던 것이다...

준주성범 제3권 - 제27장 최상선을 얻는 데 방해가 되는 사사로운 사랑

준주성범 제3권 - 제27장 최상선을 얻는 데 방해가 되는 사사로운 사랑 준주성범 제3권 1 제27장 최상선을 얻는 데 방해가 되는 사사로운 사랑 1 주님의 말씀 아들(딸)아, 모든 것을 완전히 얻기 위해서는 너를 완전히 내게 맡겨야 하며, 아무것도 자기 것으로 남겨 두지 말아야 한다. 세속의 그 어떤 것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야말로 너를 가장 크게 방해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무엇이든지 네가 사랑과 정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에 비례하여 그것에 이끌리는 법이다. 네 사랑이 순결하고 단순하며 절제할 수 있다면, 어떤 것에도 사로잡히지 않을 것이다. 네가 가지지 못할 것은 탐하지 마라. 네게 방해가 되고 너의 내적 자유를 빼앗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가지지 마라. 네가 소유하고, 또 소유하길 원하는 것..

구원된다는 희망

구원된다는 희망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 틀림없이 구원된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는 것은 다른 데에 있지 않다. 그가 평소에 과연 얼마나 하느님의 뜻에 맞는 삶을 살았느냐 하는 물음에 양심껏 대답해 볼 때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이 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닥치는 모든 일을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으로 알고 그 뜻에 합치며 살았었다면, 그는 참으로 성인다운 죽음을 맞게 될 것이고 그의 영혼은 구원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같이 모든 것을 하느님이 기뻐하시는 대로 그의 거룩한 뜻에 우리의 뜻을 합치며 살아가자. -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

얼마나 더 예수님을 사랑해야 하는가?

얼마나 더 예수님을 사랑해야 하는가? 하느님을 보여주시는 예수께서는 우리의 사랑을 받으셔야 마땅합니다. 예수께서 먼저 우리에 대한 당신 사랑을 보여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해 하신 모든 일과 고통에 우리 가 감사드리며 온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기를 바라십니 다.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신 주님을 우리도 마음을 다해 사 랑해야 합니다. 그분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계명은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 해야 한다."(마태 22, 37)는 것입니다. 바오로 성인은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로마13, 10)라 고 말합니다. 그리스도어 본문에는 '완성'이라는 말 대신 율법을 겨안음'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사랑은 율법 전체를 껴 안습니다. ..

하느님 안에서 살기

하느님 안에서 살기 인간의 삶은 휴식을 취할 수 있고, 힘과 기쁨을 찾을 수 있으며, 용기를 모을 수 있는 중심을 가져야 한다. 관능적인 사람은 감각에 중심을 두고 살지만, 의인은 하느님 안에서 살아간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셨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 (요한6,56) 하느님의 진리에 기뻐하고, 하느님의 뜻에서 행복을 찾고, 하느님의 사랑에서 힘을 얻는다면, 하느님께서 그 영혼의 중심 자리에 계신다고 말할 수 있다. - 성 피에르 쥘리앙 에이마르 -

할머니 손 잡고 시골길을

할머니 손 잡고 시골길을 11월 넷째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것이다..(마태 25-31-46) 할머니 손 잡고 시골길을 (한상우 신부. 지극히 거룩한 구속주회) 할머니 손을 잡고 흙먼지 나는 시골길을 걸으며 공소를 다녔다. 부활 대축일 미사에 참례하려고 고운 한복 차려입으신 할머니 모습은 아직도 선명하다. 손자가 신학교에 합격했을 때 기뻐하시고. 입학할 때 꼬깃꼬깃한 돈을 주머니에 찔러 주시던 그 사랑은 아직도 뜨겁다. 할머니의 임종을 고향 집에서 지켜보았다. 늘 마지막은 혼자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할머니가 낡은 나무묵주로 평생 기도하신 것처럼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할머니는 마지막 안간힘으로 눈을 번쩍 ..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가난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가난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가난 (윤경일 아오스딩) 세계경제는 WTO체제의 신자유주의 시장경제가 출범하면서 부의 양극화를 불러왔고. 지식정보산업 시대로 넘어오면서 부의 편중화는 한층 가속도가 붙었다. 절대다수가 저소득층으로 전락해가는 길목에서 이를 부채질하듯 코로나 19사태가 발생했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지만 실제 가난한 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았다. 생활여건과 위생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사망자 대부분이 만성적인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인데.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미국의 경우 흑인 사망비율이 백인에 비해 훨씬 높았다. 이는 흑인이 상대적으로 가난한 탓이다. 빠르게 확산하는 바이러스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인적. 물적 자원의 이동이 봉쇄되면서 그 피해 또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