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2789

성체와 함께라면

성체와 함께라면 우리가 약함을 느낄 때 예수님께로 향해서 그분께 말씀드리며 그분의 도우심을 청하기를 지체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 하면, 그분께서는 바로 "너희가 나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리라"(요한 15,5)고 말씀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성체와 함께라면,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놀라게 하고 감동시키게 될 일을 획득할 수 있다. 즉, 우리가 그리스도화되는 것이다. 성 아오스딩은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음식이 우리 몸의 일부가 되듯이 그리스도께서 우리로 변화되시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신비체의) 일부로 변화시켜 주시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 -

나는 하느님의 손 안에

나는 하느님의 손 안에 하느님이 내 안에서 다스리신다면, 내가 모든 것을 지배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내가 내 삶을 제압하려는 욕구도 자취를 감출 것입니다. 걱정해서 드는 그 어떤 비싼 보험도 내 생명을 단 하루도 연장해 주지 못합니다. 건강한 삶과 노후도 확신할 수도 없습니다. 나는 하느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오는 것, 하느님이 내 안에서도 다스리시는 것이 결정적인 것입니다. 하느님이 내 안에서 다스리신다면, 나를 괴롭히는 모든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의 우상들, 내가 불안하게 매달려 있고 끊임없이 나를 보채는 우상들에게서 나를 해방시켜 주실 것입니다. - 안셀름 그륀 -

쑥떡 대박

쑥떡 대박 쑥떡 대박 (김준호 신부) 공소 두 곳을 수리해야 하는데. 돈이 없다. 어떻게 할까? 고민 끝에 복권을 사기로 했다. 본당 신자들의 영명축일이 되면 복권 한 장씩을 사주면서 뒤에다 썼다. 오늘 축일을 축하하면서 이 복권을 드립니다.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 복권 꼭 당첨되기 바라며. 만일 당첨되면 그 절반을 본당에 봉헌할 것을 약속합시다. 에~~고. 하느님도 무심하셔라. 복권 타서 당신 집을 고쳐 드리겠다는데. 세상에 일 년이 다 되도록 단돈 천 원짜리도 당첨이 안 됐다. 여러분. 어젯밤 꿈에 하느님께서 저에게 `야. 이놈아. 쩨쩨하게 공짜 돈으로 내 집을 고치려 하노? 하고 물으십디다. 그렇습니다. 부족하지만 우리 정성으로. 우리 손으로 기금을 마련하십시다. 확신에 찬 내 강론에 신자들이 감..

성수의 효력

성수의 효력 성수의 효력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랜 전통에 따라, 사제는 물을 축성할 때 정화와 보존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지닌 소금을 조금 넣어 성수에 영광스러운 임무를 부여한다. 그리하여 성수는 악한 것을 접촉한 사람, 사물 혹은 장소를 정화시킨다. 또한 성수는 유혹을 물리치고 징벌을 없애며 질병의 증상을 경감시키면서 치유의 한 방법이 된다. 마귀는 성수를 싫어하지만, 지상과 연옥의 영혼들은 성수를 사랑한다.(중략) 성수는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놀라운 효력을 지니며 교회는 성수를 자주 사용하기를 적극 권한다. 성수로 얻을 수 있는 놀라운 효력 중 대표적으로 다음 다섯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성수는 악을 쫓아낸다. 둘째. 성수는 가벼운 죄를 씻어준다. 셋째. 성수는 가벼운 죄와..

네 처소는 하늘에

네 처소는 하늘에 여기서 무엇을 두루 살펴보느냐? 이 곳은 네가 편안히 살 곳이 못된다. 네 처소는 하늘에 있어야 할 것이요, 세상의 모든 것은 지나가면서 볼 것이다. 만물은 다 지나간다. 너는 또한 그들과 더불어 지나간다. 그러니 너는 무엇에 애착하여 잡힐까, 망할까 주의하라. 네 생각은 지존하신 하느님께 있어야 할 것이요, 그리고 그침 없이 그리스도께 간구하는 말씀을 올려라. 고상한 문제와 천상 것을 고찰할 수 없거든,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며, 그 오상에 즐겨 거처하라. 예수의 상처를 피하고 예수의 보배로운오상으로 신심을 다하여 피하면, 고통 중에 많은 격려가 될 것이요, 남들이 경천히 본다고 그리 문제삼지 아니하고, 훼방하는 말을 들을지라도 잘 참게 될 것이다.

고정관념의 오류

고정관념의 오류 고정관념의 오류 (장순금 젬마 시인) 가끔 토요일이나 주일 늦은 저녁에 봉헌하는 9시 직장인을 위한 미사에 참례 하게 된다. 본당 미사 시간을 놓치거나 바쁠 때엔 부득이 9시 미사가 있는 이웃성당으로 간다. 이 성당은 크고 새로 단장하였으나 시장통이 주변에 있어 다소 산만하고 시끄러운 분위기이지만 미사 시간만큼은 고요한 딴 세상이다. 여름날. 늦은 저녁 미사에는 주로 퇴근이 늦은 직장인들과 성당 주변에 있는 시장통 좌판에서 장사하는 신자들이 많이 온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미사 시간에 맞춰 부랴부랴 달려온 듯 앞치마도 채 벗지 못하고 온 아주머니들과 꾀죄죄한 수건을 걸치고 급히 온 듯 파란 플라스틱 슬리퍼를 끌고 온 할머니 몇 분도 눈에 띄었다. 입당송과 동시에 급히 들어온 아주머니에게서..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그런데 나를 너무나. 이토록. 극진히 사랑하시는 하느님이 때론 당혹스럽고. 때론 불편하며. 때론 감당하기 버거울 때가 있다. 솔직히 예레미야 예언자처럼 이제 그분을 기억하지 않고 더이상 그분의 이름으로 말하지 않고(예레20.9) 싶은 심정일 때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뒤에 조금은 알게 되었다. 내가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한다 (마태16.23)는 것을.. 달콤하고 향기로우며 편안한 행복만이 사랑이라 믿어온 나에게 십자가와 사랑은 공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뜨거운 냄비 뚜껑을 맨손으로 잡는 어머니들의 단단한 손처럼. 사랑은 종종 고통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다. 영성체 때 성체를 받아 모시는 신자들의 손을 보며 그들이 살아온 삶을 가늠해본다. 이쁘..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8월 다섯째주 연중 제22주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마태 16.21-27)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김태근 신부. 서울대교구) 첫 본당 보좌 시절. 꾸르실료에 가기 전 고속터미널 건너편의 서점에 들러 이 책 저 책 구경하다 유독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었다. 그 책은 숫자 `316`만 적혀있는 좀 특별한 책이었다. 출발 시간이 다 되어 그 책을 집어들고 꾸르실료로 향했다. 도착했을 때 커다란 환영 현수막이 걸려 있었는데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것은 남성 제 316차 꾸르실료 환영이었기 때문이다. 중년의 남성들이 한가득 모인 가운데 나는 요한 반에 속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또 한 번 놀랐다. 왜냐하면 내가 산 그 책이 다름 아닌 요한복음 3장 16절..

우리의 몸은 성전이다

우리의 몸은 성전이다 ♡ 우리의 몸은 성전이다♡ 우리가 왕국을 되 찿으면. 귀하와 귀하의 민족과 성전에 큰 영광을 돌릴 것이니 여러분의 명예가 온 세상에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마카1. 15:9] ** 수많은 종교에 따르면 개인이든. 집단이든 인 간의 몸은 하나의 성전이다. 우리가 가는 곳마다 우리 몸은 우리가 살아온 방식을 증언해 준다. 이는 내면적인 믿음의 시각적인 표현이다. 이 성전의 원자재는 소중한 선물이며 정성을 다해 헌신적으로 몸을 돌 보는 것은 우리가 가진 특권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당신의 몸을 감사히 여기고 몸이 무엇을 필 요로 하는지. 무엇이 이로운지 늘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몸을 돌보는 것을 영적인 행동으로 여기고 감사하라. {하느님의 쪽지 중에서.]

늙음을 거부하고 젊음만 찬양하는 사회

늙음을 거부하고 젊음만 찬양하는 사회 늙음을 거부하고 젊음만 찬양하는 사회 (이제민 신부) 어느 날 진찰을 받기 위해 종합병원 내과에 들렀는데 간호사가 나를 보더니 물었다. 아버님. 어디가 편찮으셔서 오셨어요? 아무리 우리나라에 호칭이 궁색하기로서니 나를 보고 아버님이라니? 묘한 기분을 느끼며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진료실에 들어섰는데 여의사가 나를 맞이하며 또 물었다. 아버님. 어디가 편찮으세요? 결혼하여 가 큰 자녀들까지 두었을 법한 이 의사에게도 내가 자기 아버지처럼 보일 정도로 늙어 보이는가? 신부님은 연세보다 많이 젊어 보여요.. 지나가는 말일지라도 이런 말을 듣던 터라 이들의 호칭은 나를 씁쓸하게 했다. 아무리 내가 젊다고 생각해도 이들에게 나는 늙은 것이다. 이 일이 있고 며칠 후. 전에 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