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떡 대박
쑥떡 대박
(김준호 신부)
공소 두 곳을 수리해야 하는데. 돈이 없다. 어떻게 할까?
고민 끝에 복권을 사기로 했다.
본당 신자들의 영명축일이 되면 복권 한 장씩을 사주면서 뒤에다 썼다.
오늘 축일을 축하하면서 이 복권을 드립니다.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 복권 꼭 당첨되기 바라며. 만일 당첨되면 그 절반을
본당에 봉헌할 것을 약속합시다.
에~~고. 하느님도 무심하셔라.
복권 타서 당신 집을 고쳐 드리겠다는데.
세상에 일 년이 다 되도록 단돈 천 원짜리도 당첨이 안 됐다.
여러분. 어젯밤 꿈에 하느님께서 저에게
`야. 이놈아. 쩨쩨하게 공짜 돈으로 내 집을 고치려 하노? 하고 물으십디다.
그렇습니다. 부족하지만 우리 정성으로.
우리 손으로 기금을 마련하십시다.
확신에 찬 내 강론에 신자들이 감동했나?
주일 미사 후에 전 신자가 쑥을 뜯기로 했다.
쑥떡을 빚을 계획이었다.
주일하교 어린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들에 나가 함께 쑥을 뜯었다.
그 일이 그렇게 재미있을수가 없었다.
기분이 좋아서 막걸리도 한 말 사고.
회장님이 돼지고기를 사와서 야외에서 불고기 파티까지 열었다.
화기애애. 모두들 좋아했다.
아..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바가 바로 이거였구나.
그렇게 만든 쑥떡을 시내 큰 본당으로 짊어지고 가서
그 복권의 사연을 이야기했다.
대뱍. 대박!
깊은 산골 무공해 쑥떡이라 했더니
도시 사람들은 큰 호응을 보여주었다.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하느님의 섭리는 실로 오묘하도다.
천주께 감사. 감사. 감사. 그 해에 공소 두곳을 수리하고.
허물어진 성당의 담장까지 말끔히 고쳤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당신 뜻을 함부로 판단 하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복권 한 장만 당첨되게 해주시지....
(이번에 출판한 김준호 신부님의 책 제목이
주노신부 장개갔다네..중에서 적어보았네요..
신부님 사목하시면서 경험담을 적어놓으셨는데
진솔하면서 아주 맘에 와 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