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2789

기다림

기다림 주님 당신이 오실 시간이 다가오는데 차가운 바람이 몰려와 빨갛고 노란 잎들을 모두 거둬 갔습니다 이제 제 몫으로 돌아온 길 꾸미기 밤이 하얗게 바래도록 당신이 오실 길목에 서서 처음을 생각합니다 시작엔 그랬지요 깨알같은 약속들을 쏟아 놓고 가슴 벅찼지요 기다림의 길목에 걸어 둘 그림들을 떠올리며 자신만만했지요 이제 새 각오로 걸어온 길 되짚어가며 흘리고 온 불씨를 줍습니다 작은 희망의 조각을 모아 심지를 꿰어 간절한 마음에 기름을 붓습니다. 당신 마중 길에 걸어 둘 등 하나 초라한 풍경에 눈이 시려 옵니다 하지만 그날에 이루어질 기적을 믿기에 초라함을 잊고 마중할 순간만을 고대합니다 초라한 불씨가 모닥불로 지퍼지며 깨알 같은 각오들이 다시 설레임으로 일어납니다 참회의 눈물로 얼룩을 닦아 놓고 당신..

공관복음서의 예수 그리스도/ 공적생활의 면모

공관복음서의 예수 그리스도/ 공적생활의 면모 공적생활의 면모 예수는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공적활동을 개시하시고 그와 관계를 맺지만 그와의 근본차이를 보이신다. 둘의 차이는 율법과 복음, 약속과 성취의 차이이다. 요한에게 있어서 선포의 중심은 임박한 심판, 위협과 경고, 회개의촉구이지만 예수에게는 하느님나라, 자비와 구원과 기쁜 소식이다. 예수는 죄인들이 회개하고 세례받기 전에 그들에게 구원을 베푸신다(루가19, 1~10). 회개의 동기가 심판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하느님의 무한한 선에 대한 신뢰이다. 갈릴레아에서 전도활동을 시작하면서 하느님나라의 도래를 선포하시며 그 나라의 표징(기적)들을 행하신다. 마음에 드는 사람들을 뽑아 제자로 삼고 그들과의 공동생활을 영위하신다. 그들을 상대로 특수교육을 ..

성체의 주님이 우리 안에 사시도록

성체의 주님이 우리 안에 사시도록 오십시오! 우리 주님에 의하여 사로잡힙시다. 조금이라도 그분만을 위하여 그분을 사랑합시다. 우리 자신을 잊고 이 선하신 구세주께 스스로를 내어드립시다. 우리 자신을 좀더 희생하십시오.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고 타오르는 촛불이 되어 보십시오. 우리 주님을 위해서,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는 번제물이 되어보십시오. 우리 자신의 삶을 살지 말고 성체의 주님이 우리 안에 사시도록 하십시오. 주님께서는 우리를 무척 사랑하십니다. - 성 피에르 쥘리안 에이마르 -

하느님께서 주시는 모든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모든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하느님의 뜻에 일치하는 삶 5장 하느님의 뜻에 합치는 구체적인 방법 (2) 3) 선천적으로 받은 신체적 결함이나 정신적 결함을 원망하지 말자 예를 들면 기억력이 나쁜 것, 머리가 나빠 무엇을 더디게 깨우치는 것, 절름발이, 기타 선천적으로 건강이 나쁘게 태어난 사람 등인데, 잘 생각해 보자. 과연 우리가 하느님께 왜 이러한 결함을 안겨 주셨느냐고 따질 권리가 있을까? 도대체 하느님이 이런 모든 것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 가령 천재적인 두뇌라든가, 세계적인 운동가라든가, 명성을 떨치는 음악가 따위의 재질을 우리에게 주셔야 할 의무를 가지셨다는 말인가? 이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남으로부터 선물을 받을 때 자기 조건에 맞으면 받고 그렇지 않으면 거..

기다림

기다림 주님 당신이 오실 시간이 다가오는데 차가운 바람이 몰려와 빨갛고 노란 잎들을 모두 거둬 갔습니다 이제 제 몫으로 돌아온 길 꾸미기 밤이 하얗게 바래도록 당신이 오실 길목에 서서 처음을 생각합니다 시작엔 그랬지요 깨알같은 약속들을 쏟아 놓고 가슴 벅찼지요 기다림의 길목에 걸어 둘 그림들을 떠올리며 자신만만했지요 이제 새 각오로 걸어온 길 되짚어가며 흘리고 온 불씨를 줍습니다 작은 희망의 조각을 모아 심지를 꿰어 간절한 마음에 기름을 붓습니다. 당신 마중 길에 걸어 둘 등 하나 초라한 풍경에 눈이 시려 옵니다 하지만 그날에 이루어질 기적을 믿기에 초라함을 잊고 마중할 순간만을 고대합니다 초라한 불씨가 모닥불로 지퍼지며 깨알 같은 각오들이 다시 설레임으로 일어납니다 참회의 눈물로 얼룩을 닦아 놓고 당신..

이거 비싸게 산 건데

이거 비싸게 산 건데 11월 넷째주 대림 제1주일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21.25) 이거 비싸게 산 건데 (최재관 신부. 육군 53사단 하상바오로 성당 주임) 올해 7월 본당을 옮기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비우고 버리는 것이었다. 신학생. 보좌신부 시절엔 승용차 한 대에 모든 짐이 들어갔었다. 그런데 화물차가 있어야만 옮길 수 있을 정도로 짐이 불어나 있었다. 결국 짐을 거실에 모아 놓고 앞으로 계속 쓸 것과 버려야 할것을 차근차근 분류했다. 분류는 생각보다 금방 끝났지만 버릴 것들을 막상 버리려고 하니 망설여져 분류할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아. 이거 비싸게 주고 산 건데... 요건 쓰진 않지만 선물..

훈련병 기다리는 수녀님

훈련병 기다리는 수녀님 훈련병 기다리는 수녀님 (배영미 수녀) 필승! 나는 해병대 훈련소 성당에서 일주일에 한 번 훈련병들을 만나기 위해 성당 곳곳을 꾸미고. 그들의 교리도 담당하고 있다. 성당 청소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 벌레들 사이에 최적의 공간으로 소문이 났나 보다. 1층성전은 반지하처럼 내려가. 어둡고 습한 탓에 의자 아래에서는 쥐며느리가 출몰하고 공간만 보이면 거미가 집을 짓는다. 군종병과 매일 쥐며느리를 쓸어 담으면서 동시에 거미줄을 제거한다. 일명 일타쌍피 작전이다. 휑한 공간이 삭막해 보일까봐 화분을 가꾸고 풀꽃을 꺾어 장식해 보는 것도 나의 일이다. 매 주일아침. 한 시간 남짓한 종교 활동 시간을 기다리며 설렘으로 일주일을 보냈는데. 요새는 이 기다림이라는 단어가 야속할 때가 많다. 지..

그때 말씀을 붙들자

그때 말씀을 붙들자 성경 말씀은 우리에게 인내와 희망을 갖게 해 준다. 성경 말씀은 좌절에 처한 사람에게 희망을 준다. 이는 성경 안에는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곤경을 이겨낸 숱한 믿음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험담을 들려주는 증언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성경에서 인내를 배우고 위로를 받아 희망을 간직하게 됩니다."(로마15,4) 절망이 엄습해 올 때가 있다. 무엇에 의지해도 일어서기 힘들 때가 있다. 그때 말씀을 붙들자. 특히 위로와 격려를 주시는 하느님 약속의 말씀들을 붙들자. 수많은 믿음의 선조들이 이 말씀의 힘으로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적을 만났다. - -

미사와 기도의 효험

미사와 기도의 효험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의 행적에 관한 기록 중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그녀는 위령의 날에 연옥 영혼들을 위해 '위령 기도'를 바쳤는데, 기도를 끝낸 후에는 많은 영혼들이 연옥에서 나와 천당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또 성 토마스에 관한 기록 중에는 다음가 같은 내용이 있다. "연옥에 있는 그의 누님이 그에게 나타나 몇 차례 미사를 봉헌해 주도록 부탁하였다. 이에 성인이 몇 대의 미사를 봉헌해 주자, 그 누님은 영광과 환희에 넘친 표정으로 다시 나타나 자신이 이미 천당에 들어갔음을 알려 주었다." 헝가리의 왕후였던 성녀 엘리사벳의 딸 콘스탄시아는 세상을 떠난 뒤 어머니에게 나타나 연옥의 고통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하면서 자신의 구원을 부탁하였다. 이에 성녀는 그녀를 위해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