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2789

힘과 활기를 주시는 하느님

힘과 활기를 주시는 하느님 사람이여, 여러분에게 자랑할 것은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자랑과 희망을 그분께 두고 여러분의 것을 억제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후세의 생명을 누리도록 하십시오. 우리는 이 생명의 첫 열매들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것을 누리고 있으며 온전히 하느님의 은총과 그 선물에 의해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당신의 뜻에 맞는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켜 주시고 그 일을 할 힘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더욱이 하느님께서는 당신 영을 통하여 우리의 영광과 찬미를 위해 예정하신 당신의 지혜를 계시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수고하는 데에 힘과 활기를 주십니다. - 성 대 바실리오 -

맑고 넉넉한 사랑

맑고 넉넉한 사랑 맑고 넉넉한 사랑 나를 위해 사랑을 하지는 마세요. 내가 기쁘기 위해 상대를 사랑하지는 말고요 대신에 상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나를 내 바치는 사랑을 하세요. 나를 위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애욕이고 집착일 뿐 "내 사랑", "내 사람"이 되야 그것만이 사랑인 줄 알지만 사랑이 소유가 되면 사랑 그 자체의 맑음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소유키 위해 사랑하지 마세요. 자유를 위해 사랑해야 합니다. 참된 사랑은 소유나 집착이 되어선 안 되지요. 그냥 상대가 기쁘면 그것으로 나의 사랑은 이루어진 것입니다. 설령 먼 훗날 헤어진 인연이 되었을 때라도 상대를 위한 이별이라면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그런 지혜로운 사랑을 했으면 하고 바랍니다. 사랑은 이루어지고 이루어지지 않음이 아닙니다. 그냥..

내 집은 언제 지어졌나

내 집은 언제 지어졌나 3월 둘째주 사순 제2주일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루카 9.28-36) 내 집은 언제 지어졌나 (윤행도 신부. 마산교구 경화동성당 주임) 지난해 말 50년 지기 친구가 대학을 졸업하고 30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정년퇴직 했다. 나는 직장을 몇 년 다니다가 신학교에 들어가 99년도에 사제서품을 받았다. 힌 직장을 꾸준히 다닌 그 친구가 승진을 하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는 등 변화를 거치는 동안 나는 소임지가 바뀌고 나이만 들어갔을 뿐 그때나 지금이나 신부이다. 주교로 승품되는 몇몇 분을 제외하면 신부들은 일생을 신부로 살아간다. 가끔 들어오는 미사예물이나 생활비가 오르는 것 외에는 신상의 변화가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자칫 삶이 정형화되고 자신만의 틀에 갇..

가난한 자여!

가난한 자여! 큰 죄 중에 살고 있던 코르토나의 성녀 마르가리타는 예수님으로부터 특별한 은총을 받아 주님께로 돌아오게 되었다. 예수님은 성녀 마르가리타에게 때때로 발현하시어 타이르기도 하시고 용기를 불어넣으시기도 하시며 손수 이끌어 주셨다. 그런데 성녀 마르가리타는 예수님께서 나타나실 때마다 "가난한 자여!"라고 자신을 부르셨던 것이 마음에 걸려 하루는 작정을 하고 물었다. "주님이시여! 당신은 어째서 저를 보고 '가난한 자여!' 라고 부르십니까?" 이에 주님의 분명한 응답이 들려왔다. "네가 또 한 번 통회 넘치는 훌륭한 총고해를 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성녀 마르가리타는 지체 없이 주님의 권면대로 경건하게 찰고를 하면서 고해준비를 했다. 그리고 마음을 찢는 통회의 눈물로 총고해를 했다. 그러자 영성..

십자가

십자가 사람들이 하느님의 은총이 얼마나 크고 아름다우며 얼마나 고귀하고 보배로운지 또 그 안에 얼마나 숱한 재화와 보물, 기쁨과 감미로움이 담겨 있는지 안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온갖 관심과 열의와 힘을 다해 고통과 괴로움을 얻으려 할 것이고, 비할 수 없이 고귀한 은총의 보화를 얻기 위해 온 세상 모든 이들은 쾌락보다 질병과 아픔과 고뇌를 찾아내려 할 것입니다. 이 은총이야말로 끈기 있는 인내에서 얻어지는 최종적인 보상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에게 보상을 나누어 주실 때 그들의 공로를 측정하는 그 저울을 사람들이 안다면 자신들에게 닥쳐오는 십자가나 역경에 대해 불평하지 않을 것입니다. - 리마의 성녀 로사 -

그의 침묵

그의 침묵 신앙의 순례 여정을 걸었던 요셉은 마리아와 같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의 부르심에 충실했습니다. 마리아는 영보 때 발한 첫 '피앗(Fiat)'을 끝까지 완수하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았으나 요셉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요셉은 단지 하느님의 '천사가 명한 대로'(마태1,24) 행했을' 뿐입니다. 이 첫 '행함'은 '요셉의 길'의 시작이었습니다. 복음 속에서 요셉은 생애 동안 내내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의 침묵은 웅변과 같습니다. 복음에서 요셉을 '의로운 사람'(마태1,19)이라고 하신 것은 참으로 지당한 말씀입니다. - -

겸손한 사람에게 은총을

겸손한 사람에게 은총을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사람에게 은총을 주신다. 따라서 겸손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은총의 척도요 덕성의 기준이며, 완덕을 이루는 영적 체계의 근본이다. 겸손함으로써 다른 모든 덕성을 갖추게 되지만, 겸손하지 않다면 내가 지닌 덕성은 악덕이 되고, 내가 한 좋은 일들마저 쓸데없는 것이 되고 만다. 하느님께서 내 영혼에 오시기 전에 요구한 것이 바로 겸손이기 때문에, 지상에서 나의 겸손 여하에 따라 하느님께서 나를 천국에 올리실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해야 겸손해질 것인가? 그것은 바로 예수님과 마리아를 닮음으로써이다. - 성 피에르 쥘리앙 에이마르 -

올바른 신심 찾기

올바른 신심 찾기 올바른 신심 찾기 (가톨릭신문 민경화 루치아 기자) 혹독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 초록빛을 모두 거둬낸 겨울 숲. 척박하고 적막한 풍경 가운데 자라난 앙증맞은 모양에 아름다운 빛깔을 가진 독버섯은 쉽게 눈에 띄게 마련이다. 아름다운 모습에 현혹돼 다가가지만 독을 품은 버섯은 내게 이로울리 없다. 성모발현의 기적. 사적계시 등 직접적으로 드러난 하느님의 은총 역시 마찬가지다. 척박한 숲에 자란 독버섯처럼. 희망을 찾기 어려운 삶 속에서 성모님의 모습과 목소리를 빛으로 다가올 수 있다. 최근 청주교구는 교회가 공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메주고레 성모발현과 그 메시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평화의 기도회 활동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잘못된 신심행위를 조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08년 서울대교구에..

유혹을 이기면

유혹을 이기면 유혹을 이기면 마음은 가고 싶지 않은데 생각이 가자고 조릅니다. 생각은 하지 말라고 하는데 몸이 그렇게 해보자고 손을 내밉니다. 이것을 우리는 유혹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약하여 생각이 하자고 하면 '이게 아닌데,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따라가고, 생각이 돌아서려고 하면 이제는 몸이 괜찮다고 마음을 안심시킵니다. 유혹을 뿌리치고 돌아선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단호하게 그것을 물리치고 나면 말할 수 없이 큰 기쁨이 찾아옵니다. 자유와 평화도 자존감과 희망도 이때 얻게 됩니다. 얼굴이 밝아지고 걸음걸이까지 당당해집니다. 하나의 유혹을 뿌리친 그 결과로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ㅡ정용철의 희망 편지에서ㅡ

돌을 등에 지고 건너지 않으면

돌을 등에 지고 건너지 않으면 돌을 등에 지고 건너지 않으면 아프리카에는 돌을 등에 지고 건너지 않으면 안되는 강이 있답니다. 강의 수심은 그리 깊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물살이 무척 세서 맨 몸으로는 건널 수가 없답습니다. 세찬 물살에 휩쓸려 목숨을 잃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강을 건널 때는 힘이 들더라도 무거운 돌을 등에 져야만 합니다. 우리들 앞에도 건너야 하는 인생의 강이 가로놓여 있습니다. 강의 물살이 때론 약하기도 하고 때론 무척 거세지기도 합니다. 이 강을 건너노라면 등에 무거운 짐을 져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가 바로 물살이 세찬 강물을 만난 때 임을 알고, 우리의 등에 지워진 무거운 짐들이 오히려 주님을 닮는데 더빠르게 가게 될 것이기에 감사합니다. - 옮겨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