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2789

따뜻한 밥 한끼

따뜻한 밥 한끼 따뜻한 밥 한끼 (세상살이 신앙살이 강석진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예전에 있던 본당에서 달력을 만든 적이 있었습니다. 그후 완성된 달력이 나온것을 보지 못한 채 인사이동이 됐기에 혼자 속으로 달력이 잘 나왔나! 궁금했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나에게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달력을 제작했던 디자인 업체의 사장 형제님이었습니다. 형제님께선 달력을 본당에 전달했고. 나에게는 자신이 직접 한 부를 전해주고 싶다는 겁니다. 사실 경기도에 살고 계신 분이라 전라북도 고창까지는 운전해서 오기가 쉽지 않은 거리인데 그것도 달력 한 부 때문에! 단지 우편으로 보내 주어도 될 일인데. 그 토요일 오전 10즈음 형제님은 달력 한 부를 가지고 찾아왔습니다. 어찌나 반가운지! 형제님게선 아침 일찍 출발해서 차..

사순 - 봄, 생명 그리고 희망

사순 - 봄, 생명 그리고 희망 사순 - 봄, 생명 그리고 희망 / 예수회 류해욱신부 사순절이다.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해빙기에 사순절이 시작된다는 것은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사순 시기는 나무가 잘 자라도록 가지치기를 하는 시기이며 새 생명의 태동을 준비를 하는 때이다. 사순절은 우리 자신을 바라보면서 우리 안에 있는 죽은 것들을 알아보고 그것에 대해 묵상하는 때다. 생명을 잃은 것들은 마음 밖으로 내보내고 다시 생명의 입김을 불어넣어 주시도록 하느님께 마음의 빈 공간을 마련해 드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사순절은 우리를 초대한다. 추위에 걸어둔 마음 문을 활짝 열고 새 생명의 잔치에 초대한다. 그 생명은 바로 부활로 승리하신 주님의 생명이다. 사순절은 우리에게 속삭인다. 죽은 것에 미련을 ..

그들이 하느님을 만난 순간

그들이 하느님을 만난 순간 2월 셋째주 사순 제1주일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1.12-15) 그들이 하느님을 만난 순간 (강태현 신부. 의정부교구 별내성당 부주임) 요양원 병자 영성체 중 할머니 한 분이 내 손을 꼭 잡으며 신부님. 나 좀 빨리 데려가라고 하느님한테 기도 좀 해줘요 ..하셨다. 울먹이며 말씀하시는 할머니를 보니 나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어 빨리 편하게 하느님 곁으로 가고 싶으신 모양이었다. 할머니 안 아프게 해달라고 기도할게요. 하고 성체를 모신 할머니께 안수를 드리고 병실을 나섰다. 인간은 누구나 고통 앞엣 서 있다. 나이가 들면 몸이 약해져서 육체적 고통이 찾아온다. 젊다고 고통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각자 삶의 자리..

성경 말씀은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성경 말씀은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성경 말씀은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절망이 엄습해 올 때가 있습니다. 무엇에 의지해도 일어서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때 말씀을 붙드십시오. 특히 위로와 격려를 주시는 하느님 약속의 말씀들을 붙드십시오. "우리는 성경에서 인내를 배우고 위로를 받아 희망을 간직하게 됩니다"(로마15,4). 성경 말씀은 우리의 상처를 치유해 줍니다. 말씀에 몰입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내면의 상처들이 치유받게 됩니다. 상처 없는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그동안 이래저래 받은 상처들이 말씀을 통하여 치유받기를 바랍니다. "당신 말씀을 보내시어 그들을 낫게 하시고 구렁에서 구해 내셨다"(시편107,20). - -

보물같은 소중한 삶

보물같은 소중한 삶 보물같은 소중한 삶 어떤 사람이 어느날 앉아서 거울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거울속에서 볼수 있는 것이라고는 자신의 결점뿐이었다 흰머리칼 머리가 벗겨진 모습 불룩 튀어나온 배 주름살 늙은 모습 그리고 점점 쇠약해 가는 몸 뿐이었다 그사람은 "너는 이제 더 이상 완전하지가 않아 얼마나 실망스러운 존재인지 몰라"하고 자신의 교만이 말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 사람은 자신이 본 많은 결점들은 전혀 결점이 아니며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라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 사람은 그런일이 모든 사람에게 일어나고 있으며 그 누구도 피할수 없다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 사람은 자신의 삶과 자신의 좋은 점을 보는것을 잊어버렸다 즐거운 인생을 보내는 대신에 그 사람은 내일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찬 생활을..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닙니다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닙니다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닙니다. (이주노동자사목 정우학 유스티노 신부) '> 유난히 추운 겨울입니다. 제가 일하는 노동사목 건물에도 수도가 꽁꽁 얼어 고생을 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따뜻한 집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계절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따뜻한 집에서 하루의 추위와 피로를 녹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한 캄보디아 여성 노동자가 차가운 비닐하우스 안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이 비닐하우스는 이주노동자에게 주어진 숙소였습니다. 심지어 난방조차 고장 나 있었습니다. 비단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많은 이주노동자들의 숙소가 비슷한 상태입니다.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 가건물. 수도와 난방이 원활하지 않고 곰팡이가 피어있는 숙소로 이주노동자들은 내몰려 있습니다. 비닐하우스는 ..

치유와 용서의 물살

치유와 용서의 물살 치유와 용서의 물살 지난 월요일 아침기도 동안에 읽었던 시편 42편에서 나는 그 시편 기도가 보통 때와는 다른 특별한 힘으로 내 안에 들어와 지난 며칠간을 내 안에서 그 시편 말 씀이 거하시는 것을 느꼈다. 하느님 당신은 내 굳센 힘이시거늘 어찌하여 나를 버 리시나이까, 어찌하여 나는 원수에게 눌려 서럽게 지 내야 하오리까, 당신이 내리신 빛과 진리가 나를 이끌 게 하시고 당신의 거룩한 산, 그 장막으로 나를 들게 하소서 … 지둥치듯 폭포소리에 심연은 심연을 부르는데, 당신의 파도와 물살들이 내 위로 흘러갔나이다. 주께서 당신 은총 낮에 내려주시면 나는 밤에 당신을 노래하리이다. 내 생명의 하느님을 찬송 하리이다.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내 영혼, 하느님을 그리나이다. ‘당신의..

내 살아온 여정

내 살아온 여정 내 살아온 여정 내 살아온 기나긴 여정은 어쩌면 별 볼일 없는 기도의 삶이었던 것 같다. 아직까지도 내게는 아침에 예수님께 단 한 시간을 드리는 것이 그렇게도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는 내가 전에 갖지 않았던 어떤 욕지기나 무감각 의 체험을 한다. 일종의 영적인 불편함이고, 내가 무 엇을 느끼고 있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또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미적지근한 상태이다. 마치 물위에 떠다니는 나무토막 같다. 아무 것도 움 직이는 것도 없고 또 움직이게끔 할 수 있는 것도 없 는 것 같다. 피곤하지만 잘 잘 수가 없다. 사람들에게 뭘 말하기는 하지만 뭐가 잘 연결된 것 같지는 않다. 많은 것을 하면서도 그렇게 많은 것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의기소침해 있는 것도..

기도의 여정

기도의 여정 기도의 여정 기도의 여정은 인간 삶의 여정만큼 깁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압니다. 즐거운 풀밭 사이 오솔길로 가기도 하고 평화로운 시골길로 가기도 하며 구불 오르는 좁은 산길을 가는가 하면 거친 바윗도들이 널려 있는 산등성이길로 가기도 합니다. 때로는 소음으로 가득 차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도시의 길을 가기도 하고, 때로는 강이나 바다로 이어지는 지하관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따라가며 온갖 삶의 부스러기와 쓰레기를 실어 나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도는 항상 기도입니다. 나는 침묵이 없을 때도 밖에서 보는 사람에게 말라 버린 하천의 자갈들 밖에는 드러나지 않을지라도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물을 달라고 할지는 몰라도 갈증이 나서 굽어져 버린 한 그루 풀포기의 모습 자체가 하늘이 보기에 기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