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2789

하느님의 뜻에 합당할 때

하느님의 뜻에 합당할 때 하느님을 온전히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의 뜻을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일치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우리의 뜻을 하느님의 뜻에 맞추면 맞출수록 그만큼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고행, 열심한 기도, 자주하는 영성체, 형제적인 자선행위 등은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신심행위는 다만 하느님의 뜻에 합당할 때에 한해서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행위가 하느님의 뜻에 맞지 않을 때에는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기는커녕 그분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므로, 하느님은 그런 행위를 거절하거나 벌하시기도 한다. -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

용서와 사랑 넘치는 한 해 되길

용서와 사랑 넘치는 한 해 되길 용서와 사랑 넘치는 한 해 되길 (가톨릭 신문 사설)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여전히 세상이 혼란스럽다. 새해까지 연결되지 않길 바랐는데. 결국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새해가 되고 말았다. 혼란한 세상에 교회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봐야 한다. 작년 한 해를 되돌아 보면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내 탓이 아니라 네 탓이라고 했던 것같다. 우리 사회가 네 탓만 하는 풍토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교회도 그렇지 않은지... 혹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아래서 잘잘못을 가려내는데 급급해 사랑과 용서라는 가치를 망각해서 그런 건 아닐까? 상대방의 흠을 들춰내야 내가 돋보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런게 아닌지. 그리스도인도 마찬가지다. 한국평협에서 ..

봉사자의 의지

봉사자의 의지 봉사자는 예수님의 손입니다. 살아 계신 예수님은 봉사자의 손을 통해서 움직입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믿음을 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의 삶을 통하여 믿음을 증거하십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희망을 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를 통하여 희망을 불어넣으십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평화를 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를 통하여 평화의 씨앗을 뿌리십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힘을 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를 통하여 힘이 되어주십니다. 오직 예수님 홀로 길이십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를 통하여 길을 보여주십니다. 오직 예수님 홀로 생명이십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를 통하여 그 생명을 나누십니다. 예수님 당신 스스로 충분하십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세속적 헛된 지식

세속적 헛된 지식 준주성범 제3권 제43장 세속적 헛된 지식 1 주님의 말씀 아들(딸)아, 너는 사람이 하는 말이 아름답고 사리에 밝다고 이끌리지 마라. '하느님의 나라는 말이 아니라 힘에 있다.'(1코린 4,20 참조) 마음을 뜨겁게 하고 정신을 밝혀 주는 내 말을 삼가 들을 것이니, 그것은 마음에 통회를 일으키고 여러 가지 위로를 주는 말이다. 남보다 박학하고 지혜롭다는 말을 듣겠다는 마음으로 어떤 글도 읽지 마라. 악습을 고치는 데 힘써라. 그것이 어려운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네게 더 유익하기 때문이다. 2 많이 읽고 많이 알아들었으면 항상 유일한 원리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 원리는 사람에게 지식을 가르치며, 사람한테서 배워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명석한 이해력을 준다. 내가 가르치는 사람..

물음과 신비

물음과 신비 존재 하는 것,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 내가 보고 있고 느끼고 있는 것 이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내게 줄곧 던지시며 답변을 기다리시는 신비로운 물음과 같은 것입니다. 아마도 잿더미 위에 앉아 있는 욥에게 던지는 그 무서운 물음 자체도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일 것입니다. '내게 소아마비에 걸린 아들이 있고' '내 부인을 참아 줄 수 없고' '내 머리가 모자라고' '내 친구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는 이런 것들은 내가 살아가야 하는 오늘의 내 삶에 줄곧 던지는 물음들입니다. 나는 하느님께서 고통스러운 현실-어둠에 싸여 있는 진짜 신비-을 통해 내가 제시하는 물음들에 답해야 하고 그 안에서, 바로 그 안에서 나의 구원을 발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나의 구원이 그 물음 속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

항공료는 있나요?

항공료는 있나요? 항공료는 있나요? (엠마오로 가는길에서 송현신부) 197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빈민의 성녀 마더데레사 수녀가 호주를 방문했을때의 일입니다. 호주의 한 젊은 프란치스코회 수사가 그녀의 수행원으로 자청했습니다. 그는 내심 데레사 수녀와 가까이 다니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며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다른 이들이 그녀를 먼저 만났고 정작 그는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호주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뉴기니로 떠나려는 데레사 수녀에게 그가 용기를 내어 부탁했습니다. 수녀님. 여비를 제가 부담한다면 비행기 옆자리에 앉아 수녀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을까요? 데레사 수녀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습니다. 그곳으로 떠날 항공료는 있나요? 그럼요! 그 정도의 돈은 있..

편지 2천통

편지 2천통 1월 첫째주 주님 공현 대축일 동방에서 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 (마태 2.1-12) 편지 2천통 (송동림신부. 제주 신성여자중학교 교장) 나는 초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교장 선생님과 대화한 기억도. 교장실에 들어가 본 적도 없다. 그리 잘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도 아니어서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교장으로 발령을 받았을 때 혼자 다짐한 것이 있다. 교장실 문을 항상 열어놓고. 모든 학생을 적어도 한 번은 초대하고. 진로와 관련해 모두에게 편지를 쓰겠다고. 2015년부터 그 약속을 계속 실천해 지금까지 2천통의 편지를 썼다. 1학년. 2학년은 개학과 동시에 반별로 찾아가 내 이야기도 하고 질..

건너가리라 믿습니까?

건너가리라 믿습니까? 건너가리라 믿습니까? (엠마오로 가는길에서 송현신부) 1920년. 미국의 줄타기 명수였던 불론딘은 대담한 줄타기 묘기로 사람들을 자주 감동시켰습니다. 그이 가장 뛰어난 곡예는 미국과 캐나다를 가로지르는 나이아가라 폭포 위를 건너는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그는 보호 장비 하나 없이 묘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실수라도 하는 날이면 여지없이 폭포 아래로 떨어져 죽을 것입니다. 그날도 폭포 위에서 그 위험천만한 곡예를 무사히 끝냈습니다. 모여든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갈채와 환호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불론딘의 관객 가운데 한 사람에게 다가가서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제가 어깨 위에 사람 한 명을 얹고서도 건너갈 수 있다고 믿습니까? 그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당신..

제 목숨을 드리죠

제 목숨을 드리죠 제 목숨을 드리죠! (엠마오로 가는길에서 송현신부) 기원전 6세기경.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왕은 바빌로니아를 비롯하여 소아시아와 동방의 여러 나라들을 차례로 정복하여 대제국을 건설했습니다. 그러던 중 한번은 적군 대장의 온 가족을 포로로 붙잡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키루스가 적장에게 물었습니다. 너에게 자유를 준다면 너는 나에게 무엇을 주겠느냐? 적장이 대답했습니다. 제 재산의 절반을 바치겠습니다. 대왕이 다시 물었습니다. 너의 자식도 자유롭게 해준다면? 남은 나머지 절반의 재산도 다 드리겠습니다. 이제 더이상 줄 것이 없겠거니. 생각하고서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습니다. 너의 아내도 풀어준다면 무엇을 주겠느냐? 적장은 곁에서 죽을상이 되어있는 아내를 향해 미소짓더니 이내 대답했습니다. 제 목..

프란치스코 교황 ' 우리는 같은 배 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 우리는 같은 배 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성탄 전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바티칸 | 로이터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성탄절을 맞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생태학적 위기와 경제·사회적 불평등이 심화한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서로를 형제, 자매로 인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정오 바티칸뉴스 등을 통해 세계에 생중계된 성탄 강복 메시지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뜻의 라틴어)를 통해 “우리는 모두 같은 배를 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코로나19 희생자들을 비롯해 실직자, 가정폭력 피해자 등 전염병에 영향을 받은 약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