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2789

열매맺는 삶

열매맺는 삶 열매맺는 삶 삶의 아름다움이란 삶 그 자체가 끝났다 하더라도 그 열매가 계속되고 남는다는 사실에 있다. 40년을 채 못 살으셨던 우리 주님이셨다. 자기 나라 밖으로는 여행 한 번 해 보지도 못하셨던 분 이셨고 겨우 몇 몇만이 살아 생전에 그 분의 삶을 이해 할 수 있었던 분이셨으며, 제자라고 했었지만 끝내는 겨우 몇 몇만 의리를 지켰던 분이 바로 우리 주님이셨다. 이렇게 보면 주님의 삶은 실패작이었다. 성공적이지도 못했고, 인기도 별로 없었으며, 힘이나 권력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분, 그러나 2천년이 지난 오늘까지 그 분처럼 열매맺는 삶이었던 분이 인류역사상 또 있 었을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느낌과 사고, 그리고 역사, 뿐만 아니라 문화와 인간관계의 유형까지도 결정지으실 수 있으신 ..

하느님이 진정 바라시는 것

하느님이 진정 바라시는 것 하느님이 진정 바라시는 것 (성경 속 하느님 생각 민남현 수녀) 호세아서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진실한 사랑이다. 이스라엘이 하느님과 맺고 있는 계약관계는 임금과 신하 간의 주종관계가 아닌 두 인격 사이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사랑과 자유를 바탕으로 한다. 호세아는 다시 찾은 아내의 이야기를 통해 이스라엘의 회개를 호소하면서도. 구원이 인간의 회개로 얻어진 열매라기 보다 하느님이 주시는 사랑의 선물임을 강조하여 하느님 사랑의 절대성을 드러낸다. 순수하고 지속적인 하느님 사랑과 인간의 사랑이 얼마나 다른지를 호세아는 상징적으로 말한다. 너희의 신의는 아침 구름 같고 이내 사라지고 마는 이슬 같다.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 불충실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표현은 인간한테 아직..

빛과 소금의 역할

빛과 소금의 역할 빛과 소금의 역할 (도원칠 스테파노 경찰관) 경찰서의 밤은 바쁘다. 크고 작은 신고가 접수되면 야간 근무 경찰들이 출동하여 처리한다. 교통사고. 폭행. 변사 등 종류도 다양하나 경찰을 힘들게 하는 건 단연코 주취자다. 술에 취해 대화는 커녕 어떻게 처리할지 난감한 경우가 많다. 명백히 범을 위반한 것이 아니면 설득해서 돌려보내야 하는데 이것 역시 쉽지 않다. 주취자도 인권이 있는데 함부로 하지 못하니 그저 시간만이 좋은 해결책이다. 그렇게 경찰서의 밤은 지나가고 아침을 맞이한다. 내가 일하는 경찰서에는 유치장이 있다. 구속된 사람이 머무는 곳으로 하루에 5-10명 정도 수용하는 날도 있고 한 명도 없는 날도 있다. 죄명도 다양하고 사연도 다양한데 그들 모습은 대부분 평범한 얼굴이다. 세..

미사의 은혜

미사의 은혜 미사의 은혜 미사의 은혜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그만큼 하느님의 자비와 축복은 무한합니다. 예수께서 제대 위에서 다시 나시는 그 순간만큼 우리가 청을 드리기에 유리한 때는 없습니다. 우리가 미사 중에 어떤 바램을 기도 드린다면 우리는 거의 모든 바램에 응답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만일 미사 중에 드린 청원에 응답을 얻지 못했다면, 다른 어떤 기도나 희생이나 순례도 여러분의 소망을 성취하도록 도울 수 없습니다. 천사들은 이것을 충분히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님을 흠숭하기 위해 무리지어 내려와서는 이 자비의 순간에 그들의 청을 드리는 것입니다. - -

호세아의 혼인 이야기

호세아의 혼인 이야기 호세아의 혼인 이야기 (성경 속 하느님 생각 민남현 수녀) 호세아의 흥미진진한 자전적 삶이 호세아를 통하여 주님께서 하신 말씀의 시작이란 표현으로 소개되는 것을 보면 이 예언서의 핵심은 호세아의 사생활이 아닌 하느님 말씀이 품고 있는 메시지다. 예언자는 자기의 혼인 삶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전하고자 지난날을 냉정하게 바라본다. 그가 처음부터 자기 가족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이유는 그의 체험이 바로 이스라엘한테 배반당한 하느님의 현실과 다르지 않음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호세아는 자기와 아내의 관계를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로 비유하면서 그 안에서 결정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솔직하게 밝힌다. 호세아가 결혼한 여성은 창녀로 소개된다. 창녀라는 불명예스러움은 가나안의 종교적 행..

배신의 속뜻

배신의 속뜻 배신의 속뜻 (성경 속 하느님 생각 민남현 수녀) 호세아서의 주인공은 당신 백성한테 버림받은 하느님이시다. 전능하신 하느님이 인간의 배신으로 약자가 되는 역설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 이 사실은 이러한 비극이 지금도 일어날 수 있음을 말해준다. 호세아서는 인간의 배신행위가 자기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극도의 가난으로 헐벗게 하는 바보짓임을. 남편을 배신하여 초라해진 여인에 빗대어 설명한다. 2장은 이스라엘의 우상숭배를 욕망에 빠진 여인의 지각없는 행위로 묘사한다. 여인이 남편을 두고 애인들을 따라간 이유가 양식. 물. 양털. 아마기름. 술을 얻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풍요를 가져다주는 이는 바알이 아니라 주님이기에 여인은 이제 가야지. 첫 남편에게 되돌아가야지...

걸으면서 풀어라

걸으면서 풀어라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걸으면서 풀어라 일본인 사회학자인 모리 박사. 그가 걸어가면 무언가 중얼중얼 하자 제자가 묻습니다. 교수님은 걸어가시면서도 연구를 하십니까? 그러자 모리 박사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아니야. 난 지금 조금 전 내 기분을 상하게 한 녀석 욕을 하는 중이야~ 모리 박사는 화가 나는데 사람들 앞에서 화를 낼 수는 없고 참자니 힘들고 할 때 걸으면서 속을 풀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작은 소리로 구시렁거리는 것인데 그렇게만 해도 속이 풀린다고 합니다. 걸으면서 욕하는 것이 일종의 분노 해소 심리 치료법이란 것을 그를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설마 그게 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날 밤에 동네를 걸으면서 실행을 해..

도울 때도 지혜로워야!

도울 때도 지혜로워야! 6월 넷째주 연중 제13주일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마르 5.21-43) 도울 때도 지혜로워야! (최재관 신부. 육군 전진1사단 성당 주임) 야이로의 딸과 하혈하는 여인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예수의 능력을 믿고 그분께 다가가 기적을 체험하는 이들을 본다. 하지만 조금만 더 주의 깊게 복음을 본다면. 그 만남의 주도권자는 회장 야이로도. 하혈하는 여인도 아닌 예수임을 발견하게 된다. 회당장 야이로는 사회적 지위가 있는 인물이다. 일반인이라기보단 율법학자나 바리사이에 더 가깝다. 딸의 병고로 인한 절망으로 많은 이들이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예수 앞에 엎드려 도움을 청한 그의 행동은 믿음의 증거였지만 누군가에게는 공분을 사는 위험한..

가끔은 망가져도 좋다

가끔은 망가져도 좋다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가끔은 망가져도 좋다. 화를 내는 것은 양반이 할 짓이 아니라고 화가 안 나는 척하는 사람들. 다른 사람들이 화를 내는 자신을 어덯게 볼까 전전긍긍하는 마음으로 초연한 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신앙인은 그런 수준 낮은 감정에 빠지지 말고 성당에서 기도를 하라거나. 혹은 주님께서 모욕을 참으셨듯이 참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말들이 틀린 말은 아니고 이런 마음도 이해가 되지만 그렇게 수준 높은 듯한 삶을 살면 생기는 것이 피부병입니다. 속풀이가 안 된 심리적인 문제가 피부병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영국 심리학자들이 관찰한 결과 서민층보다 소위 귀족층 사람들이 피부병이 더 심각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른 사람을 신경 쓰는 사람들..

도울 때도 지혜로워야!

도울 때도 지혜로워야! 6월 넷째주 연중 제13주일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마르 5.21-43) 도울 때도 지혜로워야! (최재관 신부. 육군 전진1사단 성당 주임) 야이로의 딸과 하혈하는 여인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예수의 능력을 믿고 그분께 다가가 기적을 체험하는 이들을 본다. 하지만 조금만 더 주의 깊게 복음을 본다면. 그 만남의 주도권자는 회장 야이로도. 하혈하는 여인도 아닌 예수임을 발견하게 된다. 회당장 야이로는 사회적 지위가 있는 인물이다. 일반인이라기보단 율법학자나 바리사이에 더 가깝다. 딸의 병고로 인한 절망으로 많은 이들이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예수 앞에 엎드려 도움을 청한 그의 행동은 믿음의 증거였지만 누군가에게는 공분을 사는 위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