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나의 이야기

어느 수녀원에 봄이 오는 소리

수성구 2015. 2. 20. 11:44

 

이젠 완연한 봄이다

아침 미사는  없고 저녁미사만 있다

아침에 모르고 성당엘 갔다가 헛탕치고

 조배만 하고 왔다

이젠 두꺼운 외투입기가 뭣하다

그러나 간절기니깐 아직은.....

어느 수녀 이야기를 읽으며 먼 옛날로 떠오른다

중학교 다니던 시절 담장 너머로 샬트르 수녀원이 있었다

담넘어보며 수녀님들이 밭에서 상추나 나물을 캐시고

닭을 키워 계란을 잔뜩 담아 갖고 계셨다

참 열심히들 일을 하시던 모습을 보면서 무척 부러웠다

그때만 해도 60년대 모두 살기가 어려웠던 시절이었지 아마

그때 어린 마음에 수녀님들은 잘 드시겠구나 하며

무척 행복해 보였다

그러나 수녀원에 가야지 하는 생각은 없었다

고교를 졸업하고 성당에서 활동하면서 친한 친구들이

 거의 반은 수녀원엘 갔다

지금쯤 어느 수녀원에서 잘 지내시겠지

그중 가장 친한 친구 카타리나 수녀님 샬트르에 가셨다

그 후로 그 친구더러 나도 같이 데려가지 하며

 바보같은 푸념을 했다

이렇게 사는 모든 것이 세월 때문 아닌가

이렇게 글을 올리면서 여기저기 바보 소리 듣는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아쉬울 뿐

이제 남은 생애는 하느님께 온전히 마음을 바치며

성스럽게 살아갈것을 마음속 깊이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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