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2789

누군지 알았더라면

누군지 알았더라면 누군지 알았더라면 "네가 하느님의 선물을 알고 또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 하고 너에게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그에게 청하고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 (요한4,10).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하신 말씀이다. 이것이 그리스도교의 영성의 백미다. 우리가 주님을 찾기 전에 주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다가오신다는 기막힌 메시지다. 하도 우리가 "물 주세요" 라고 요청 드리지 않으니까 대신에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셔서 "물 좀 다오" 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우리가 제대로 된 하느님을 알기만 한다면, 우리 입에서는 곧바로 "주님 저에게 그 물을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게 되어 있다. 우리 하느님은 하늘에 계신 하느님이시다. 그분은 우리에게 뭐든지 주실 수 ..

십자가 멋지게 지려다가

십자가 멋지게 지려다가 9월 첫째주 연중 제23주일 자기 소유를 다 바라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14.25-33) 십자가 멋지게 지려다가 (이재정 신부 의정부교구 별내성당 주임) 강론을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잘 써보고 싶은 마음때문인지 더더욱 어려웠다. 내가 묵상한 내용은 십자가와 소유라는 주제였다. 그러나 이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신앙 안에서 받아들여야 할까? 하루가 끝날 때마다 오늘은 꼭 잘 써봐야지 하는 마음이 일어났고 밤잠을 설쳤다. 강론을 쓰는 것이 나에게는 커다란 십자가였고. 강론을 잘 써 보고 싶은 마음은 내 욕심이었다. 이렇게 짊어져야 할 십자가와 십자가를 잘 지고 싶은 욕심이 내 안에 머물고 있으니 나의하루는 불안과 초조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다. 누..

천당은 어떤 곳인가요?

천당은 어떤 곳인가요?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지옥은 어떤 곳인가요. 스승의 날에도 기다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이다. 제자가 ‘천당은 어떤 곳인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스승이 말했다. 스승의 날,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제자가 ‘천당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스승은 ‘거기 간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는 거로 보아 안다’고 했다. 가정이란 나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사는 곳이다. 나를 기다리는 이가 아무도 없는 곳은 그냥 집일 뿐이다. 집이 아무리크고 으리으리해도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없다면 그곳은 ‘고독 지옥’이다. 우리가 선행을 하는 것은 나를 보고 싶어하고 기다려주는 사람들을 만들기 위함이다. 그래서 세상에서 불쌍한 사람은기다려주는 이 하나 없는 사람이고 가장..

생생한 믿음이 있는 사람

생생한 믿음이 있는 사람 생생한 믿음이 있는 사람은 하루 종일 주님과 일치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는 기도할 때 다른 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는 입술로만 기도하지 않고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그는 하느님을 생각하는 데 힘과 정열을 쏟으며 그분만을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은 한 손으로는 덕행으로 얻은 결실을 따고 한 손으로는 주님을 붙잡고 있습니다. - 복자 G. 알베리오네 -

은혜를 기억하라

은혜를 기억하라 아프리카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는 고마움을 표현하는 독특한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이 마을의 주민은 다른 사람에게 은혜를 받았다면 그날 밤 그 집 마당에 무릎을 꿇고 조용히 머리를 숙여 밤새 앉아있어야 합니다. 비가와도 움직이지 않고 꼬박 비를 맞으며 은혜 베푼 사람의 고마움을 가슴에 새기는 것입니다. 만일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마을에서 집단으로 원성을 듣거나 쫓겨나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작은 마을의 풍습을 통해 내게 은혜를 베푼 사람을 잠시라도 생각하며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함을 잊지 않고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요. 치열한 삶으로 강퍅해진 마음은 받은 도움과 감사를 잊게 합니다. 과거의 모습을 기억하게 하고 현재에 감동과 위로를 주며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감사입..

나는 용서를 빌면 사랑한다

나는 용서를 빌면 사랑한다 영혼이 처음 죄에 떨어진 후 겸손되이 용서를 빌면 나는 그를 사랑한다. 다시 떨어졌을지라도 통회하면 아직도 사랑한다. 십억 번뿐만 아니라 십억씩 백만 번이라도 너희를 사랑하고 항상 용서하며 후에 범한 죄도 처음 범한 죄와 같이 내 피로 씻어준다. 나는 영혼이 아무리 잘못하여도 영혼을 싫어하지 못하고 저들이 내 성심께 와서 의탁하기를 간단없이 고대하고 있으며, 저들이 불쌍할수록 이 생각이 더 난다. - 복녀 요셉파 메넨데즈 -

하느님의 뜻에 맡기는 일

하느님의 뜻에 맡기는 일 어떠한 불행한 일이 우리에게 닥칠 때에는 참을성 있게 그것이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으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기뻐하면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환난을 참을성 있게 견뎌 가는 일이 결국은 하느님께 큰 기쁨을 돌려 드린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마음이 행복할까? 자기에게 닥쳐오는 시련을 견디어 가는 것은 하느님이 기뻐하시는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보다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은 자기의 뜻을 하느님의 뜻에 합하여 흡족해하지도 않고 부족해하지도 않는 상태로,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모든 것을 맡기는 일이다. 그리고 모든 일이 하느님이 섭리하시는 그대로 되어 가는 것을 바라보고 즐거워하는 일일 것이다. -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

의탁

의탁 내 딸아, 내 마음은 자비, 그 자체라는 것을 알아라. 이 자비의 바다로부터 온 세상에 은총이 흘러 나간다. 내게 다가 온 영혼치고 위로를 받지 아니한 자 없다. 모든 불행은 내 자비의 바다에 묻히고, 이 샘에서 구원과 성화의 은총이 흐를것이다. 나의 자비의 은총은 오직 하나의 그릇, 즉 의탁에 의해서만 전달될 수 있다. 더욱 더 의탁할수록 더욱 더 많은 은총을 얻을 것이다. 끝없이 의탁하는 영혼은 나에게 큰 위로가 된다. 왜냐하면 나의 은총이 모든 보물들을 그들에게 부어주기 때문이다. 그들이 많이 청하는 것이 나는 기쁘다. 그들에게 더욱 더 많이 주고 싶은 것이 나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그와 반대로 영혼들이 적게 청하고 그들의 마음을 좁힐 때 나는 슬프다. - -

신앙의 눈으로 받아들여라

신앙의 눈으로 받아들여라 시련의 뜻을 이해할 수 있는 은총은 보통 그 시련이 지나간 뒤에 주어집니다. 그전에는 우리가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느껴집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약속받은 땅으로 가는 자신들의 시련을 그렇게 경험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적을 행하셨지만, 노예 생활에서 끌어내어 온 백성들의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주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삶에서도 비슷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삶에 끊임없이 참가하시지만, 우리의 어려움을 끝까지 다 해결해 주시는 것은 아닙니다. '신앙의 순례길'에서 앞서간 마리아를 모범으로 자신의 경험을 신앙의 눈으로 받아들이라고 하느님께서는 호소하십니다. - 스와보미르 비엘라 -

믿음의 눈으로 사물을 볼 때

믿음의 눈으로 사물을 볼 때 삶은 참으로 지루하고 무미건조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얼마나 많은 보화를 가지고 계시는지요! 제가 믿음의 눈으로 모든 사물을 볼 때, 지루함과 무미건조함은 사라지고, 매 시간이 똑같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 저에게 주어진 은총은 다음 시간에는 그대로 반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 은총이 다시 저에게 주어진다 해도, 똑같은 은총이 아닐 것입니다. 시간은 흘러가고, 결코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그 시간 안에 묻힌 것은 절대로 다시 바꿀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영원이라는 인장으로 영원히 봉인되는 것입니다. - 성녀 파우스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