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잎으로 꽃으로 잎으로 꽃으로 잎으로 - 유 안진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며 뭐니 뭐니 해도 사랑은 아름답다고 돌아온 꽃들 낯 붉히며 소곤소곤 잎새들도 까닥까닥 맞장구 치는 봄날 속눈썹 끄트머리 아지랑이 얼굴이며 귓바퀴에 들리는 듯 그리운 목소리며 아직도 아직도 사랑합니다 꽃 지면 잎이 돋듯 사랑 진 그 자리에 우정을 키우며 이 세상 한 울타리 안에 이 하늘 한 지붕 밑에 먼 듯 가까운 듯 꽃으로 잎으로 우리는 결국 함께 살고 있습니다 백합/좋은글 2022.04.22
퍼즐 맞추기 퍼즐 맞추기 퍼즐 맞추기 누가 먼저랄 것 없는 손깍지에 서운했던 스무 해가 접혔다 붉을 대로 붉은 칸나는 출가를 했고 만두를 빚던 앵무새는 적(籍)을 옮겼대 그래, 그랬구나 연꽃은 오늘도 진흙 속에 피었어 세모네모 분홍노랑 꽃, 꽃, 꽃들 모두 꽃의 유전자 발붙일 땅 어디서든 궁리대로 정 붙이며 사는구나 꼽을 손가락이 모자라 그리운 얼굴들 펄럭이던 웃음이 선명해진다 비었던 계절 하나가 완성되었다 - 유진, 시 '퍼즐 맞추기' 궁리대로 정 붙이며 사는 일상이지만 가끔 토라지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오래갈수록 마음은 더 허전합니다. 멀어졌던 사람과 다시 화해하고 정을 나누는 시간. 그것은 내가 먼저 손을 내밀 때 빨리 옵니다. 백합/좋은글 2022.04.21
내 가슴에 부활하소서 내 가슴에 부활하소서 내 가슴에 부활하소서 - 최요섭 주님, 내 가슴에 부활하소서. 주님 오셔야 나도 살겠고, 주님 오셔야 희망을 가져볼 수 있고, 주님 오셔야 미움을 잊겠고, 주님 오셔야 고운 말을 할 수 있겠고, 주님 오셔야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있겠사오니 주님, 내 마음속에 부활하시옵소서. 주님, 내 가슴에 살아 계셔서 내가 또 넘어질 때 얼른 일으켜 주시고, 나에게 또 먼지가 묻을 때 빨리 털어 주시며, 내 눈에, 또 눈물이 고일 때 다시 씻어 주소서 주님, 마른 땅을 촉촉히 적시는 봄비처럼 나의 영혼을 넉넉히 적셔 주소서 - 기도시집 중에서 백합/좋은글 2022.04.20
사랑은 사랑은 사랑은 사랑은 판단하지 않는다. 주기만 할 뿐이다. - 마더 테레사 그런데도 사랑을 계산하고 따지게 됩니다. 받은 것보다 준 게 더 많다고, 돌려받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수록 더 주겠다고, 계산하지 않겠다고 말씀을 거듭 새겨봅니다. 백합/좋은글 2022.04.20
마음의 소리, 마음의 인사 마음의 소리, 마음의 인사 마음의 소리, 마음의 인사 그래서 여기 이런 마음이 있다고, 방금 이런 마음이 들었다고, 세상에 자꾸 그 마음을 말의 형태로 꺼내놓습니다. 말한 저도 잊고 들은 상대도 잊을지 몰라도, 그 순간에 그 말은 거기 존재하게 되는 거예요. - 김신지의《기록하기로 했습니다》중에서 - * 가게를 나서며 "좋은 주말 되세요." 멋진 옷을 입은 친구에게 "오늘 멋진데?" 일터로 나서는 엄마에게 "조심히 다녀오세요!" 건네는 말이, 그 마음이, 내 안에서만 일었다 흩어지지 않도록, 순간에 존재하도록, 내뱉는 연습을 해봅니다. 마음을 표현한 한 마디로 나는 나와 상대방, 두 사람이나 행복하게 만들었습니다. 백합/좋은글 2022.04.19
가장 부족한 것 가장 부족한 것 가장 부족한 것 미국 인류학자가 호피족 인디언을 찾아가 그들의 노래를 녹음하고 싶다고 청했다. 인디언이 노래를 부르자 인류학자는 녹음을 시작했다. 그러고는 노래가 끝난 뒤 물었다. “무엇에 대한 노래인가요?” “비구름이 사막 너머에서 몰려와 밭에 쏟아지니, 자식들 먹일 곡식이 잘도 자란다는 내용이라오.” 그런 다음 인디언은 또 다른 노래를 불렀다. “이번 노래는 무슨 내용인가요?” “아내가 샘에서 물을 길어 와 가족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니, 소중한 샘 없이는 오래 살 수 없다는 내용이라오.” 그렇게 인디언은 한 곡씩 부르며 강에 대한 노래, 비에 대한 노래, 물에 대한 노래라고 설명했다. 인류학자는 조금 투덜대며 말했다. “당신 부족이 부르는 노래는 물에 대한 것뿐인가요?” 그러자 인디언.. 백합/좋은글 2022.04.19
배꽃과 친구 배꽃과 친구 배꽃과 친구 허허한 봄 밤 창가에 어른 거리는 하얀 꽃빛이 누구일까 헤이는 동안 쓸쓸한 웃음 띄우며 다가오는 너의 모습 또 내가 꿈을 꾸는가 보다 달빛보다 더 밝다고 나무 밑에 앉아 배꽃 향기에 취해 밤을 세우던 넌 지금 어디에 있는가 불어오는 봄 바람에 꽃잎이 날리고 있다네 애틋하게 부르짓던 너의 사랑의 긴 사연은 배꽃 잎에 묻어 날리고 있는데 너는 이 봄 밤을 어느 배꽃밑에서 그리움을 달래고 있는가 먼먼 그리운 친구여! - 박동수 님 백합/좋은글 2022.04.19
나를 깼더니 부활이 왔습니다 나를 깼더니 부활이 왔습니다 나를 깼더니 부활이 왔습니다 - 시인, 신달자 “나’ 라는 이 완고한 돌문을 열리게 하옵시고 당신의 음성이 불길이 되어 저를 태워 주십시오.” 박목월 시인의 시 ‘부활절 아침의 기도’ 중의 한 구절이다. 부활절이 되면 그 많은 시구 중에 이 구절이 기도문처럼 떠오른다. 부활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자신을 여는 일로 출발해서 삶의 온갖 장애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삶의 너름새와 자유를 체험하기 위해 힘차게 앞으로 나가는 것이리라. 부활주일에 미주가 부활계란을 바구니에 담아 집을 찾아왔다. 몇 해 전 졸업한 그는 내 수업 중에 느닷없이 울어버려 친해진 사이다. “부활절이 다시 왔구나.” 미주는 밝아 보였다. 미주가 졸업반 시절 ‘시에 나타난 가족의식’에 대한 강의 중에 질문을 받자마자 .. 백합/좋은글 2022.04.18
부활 부활 부활 / 황옥연 홍포를 마르던 때 묻은 손을 차마 놓을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예수님은 땅 속 깊이 누워 죽어 계실 수가 없었습니다 가시관을 엮던 차가운 마음을 잠시도 비울 수 없는 자비 때문에 예수님은, 예수님은 사흘을 못 참아 첫새벽에 사셨습니다 백합/좋은글 2022.04.18
내 가슴에 부활하소서 내 가슴에 부활하소서 내 가슴에 부활하소서 - 최요섭 주님, 내 가슴에 부활하소서. 주님 오셔야 나도 살겠고, 주님 오셔야 희망을 가져볼 수 있고, 주님 오셔야 미움을 잊겠고, 주님 오셔야 고운 말을 할 수 있겠고, 주님 오셔야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있겠사오니 주님, 내 마음속에 부활하시옵소서. 주님, 내 가슴에 살아 계셔서 내가 또 넘어질 때 얼른 일으켜 주시고, 나에게 또 먼지가 묻을 때 빨리 털어 주시며, 내 눈에, 또 눈물이 고일 때 다시 씻어 주소서 주님, 마른 땅을 촉촉히 적시는 봄비처럼 나의 영혼을 넉넉히 적셔 주소서 - 기도시집 중에서 백합/좋은글 2022.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