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기도

돌아오지 않는 네 가지

수성구 2021. 11. 28. 04:39

돌아오지 않는 네 가지

 1. 입 밖에 낸 말

2. 쏴버린 화살

3. 흘러간 세월

  4. 놓쳐버린 세월

 

그리스 시라쿠사 거리에는 동상이 하나 

서 있다.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은

이 동상을 보고 처음에는 모두

웃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밑에 글을 보고는 많은

감명을 받는다고 한다.

 

그 동상의 모습은

앞머리에는 머리숱이 무성하고

뒷머리는 대머리인데다가

발에는 날개가 있는 이상한 모습이다.

 

그런데 그 동상 아래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다.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았을때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면 사람들이 다시는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함이다.

 

 나의 이름은 기회이다.

 

위의 글 속에 등장하는 동상의 모습은,

오늘 교회력으로 한 해를 마감하고

 대림절이라는 새해를 맞으면서,

우리가 묵상하는 독서인 다니엘서에

 나오는 묵시문학적 표상과 상징과 

같은 모양새이다. 하지만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이 글을 곰곰히 그리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들과 때에 대해서~.

 

성경에는 "때" 라는 단어가 두 가지의

의미로 나온다.

 

하나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의 시간들,

먹고 자고 일하고 싸는 ~~등등의

 반복되는시간들을

크로노스(chronos)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하느님께서 구세사

안에서 당신의 신성을 드러내기 위해

계획하신 일들, 하시고자 하신 일들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사람들을 

통해서, 원하시는 장소에서, 

원하시는 시간에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데, 바로 그 시간을 

카이로스(kairos)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것을 종말론적인 

구원의 시간(때)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부활을 앞두고 사순절을 보내고,

성탄을 앞두고 대림절을 보내는 것은,

적어도 일년에 두 차례 

하느님의 영광과 나의 구원과 성화를 

위해 한해 365일 중에 

시간의 십일조를 두 번 바치도록 

교회가 배려하는 것이다.

아니 교회가 배려하기 보다도 

하느님께서 교회를 통해 원하시는 것이다.

 

회개와 보속을 통해 영혼의 농사를 

짓는 때, 그러기에 가장 

하느님의 은총의 단비가 많이 내리는

피정의 시간을 우리가 가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상의 평범한 시간인

 크로노스를

하느님께서 역사하시는 구원의 시간인

 카이로스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 인생은 녹화도, 재방송도 없는

 생방송(LIVE)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은총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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