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를 왜곡하는 재판
정의를 왜곡하는 재판
(성경 속 하느님 생각 민남현 수녀)
불의의 희생타는 대부분 약자의 몫이다.
대기업을 상대로 한 재판에서 억울하게 패소한 가난한 여인의 울부짖음이 마음을 울컥하게 했다.
이젠 법도 나라도 믿을 수가 없어요.
내 가족밖엔 믿을 곳이 없네요.
현실의 아픔을 마주할수록 하느님의 정의는 자비로 빛나는 햇살이 된다.
탈출기 23장 2절에서 지극히 현대적인 문제를 주시하는 하느님의 마음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민주주의의 전제조건인 다수결 원칙에 결정적 약점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날카로운 지혜의 말씀이다.
다수의 의견이 자유와 평등을 근거로 하지 않을 때
오히려 힘의 횡포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의견이 언제나 정의로운 것은 아니며
힘의 논리가 판결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다.
정의와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도 제시된다.
옳은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맑은 정신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눈을 멀게 하고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뇌물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아시기에 악에 빠질 것을 염려하고
이를 미리 단속하려는 보호자 하느님을 느끼게 하는 규정이다.
하느님의 공정성이 부각되는 또 하나의 규정이 있다.
가난한 이를 두둔하지도. 세력가도 우대하지도 말라는 것이다.
재판 과정에서 사심이 스며들어 누구한테든 불의한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내적 힘은 사법권이 정직하게 적용되는 현실에 있음을
시사하는 현실적이고 현대적인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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