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위해 피를 흘린 것은 그대가 아니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있는
멜리데(Melide)라는 작은 성당에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십자가가 하나 있습니다.
이 십자고상에는 예수님의 오른팔이 못에서 빠진 채
밑으로 내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옛날에 이 십자가 아래에서 어떤 신자 한 사람이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친 뒤,
고해소에 들어가 신부님께
모든 죄를 눈물 흘리며 고백했습니다.
사제는 그에게 사죄경을 외워주면서
앞으로 다시는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후 그는 정말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죄를 짓지 않으려 노력했고
또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살기 위해
얼마동안 성실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결심을 하지만 돌아서면 죄를 짓고 마는
나약한 인간이었습니다.
결국 다시 똑같은 죄를 짓게 되었고
그럴 때마다 신부님은
하느님의 이름으로 용서해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부님은
매번 습관적으로 똑같은 죄를 고백하는
이 신자의 뉘우침에 진정성이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급기야는 용서하기를 거부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서는
당신 오른손을 못에서 빼내서
그 신자에게 직접 구원의 표지인 십자가를 그어주시고는
신부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그를 위해 피를 흘린 것은 대가 아니다.”
우리들은 너무나 쉽게 다른 이들을 판단하고 단죄합니다.
진정으로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실 수 있는 분은
바로 십자가를 통해 피를 흘리신 주님이신데,
내 힘으로 용서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 <대구주보> -
'백합 > 주님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원의 법 (0) | 2021.03.20 |
---|---|
세 종류의 감사 (0) | 2021.03.19 |
종교 바이러스와의 전쟁 중 (0) | 2021.03.19 |
정의를 왜곡하는 재판 (0) | 2021.03.18 |
나를 위한 빵 (0) | 2021.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