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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 게여

가을인 게여 - 유승희 딱히 정해진 목적지도 없이 트랜치 코트 걸치곤 어깨에 가방 달랑 메고 기차역 창구 앞을 기웃기웃 댄다면 가을인 게여 휑뎅그리 빈 들판에 서서 너덜대는 옷 걸친 채 삐죽 서 있는 허수아비 보곤 괜한 외로움에 눈가 축축해지면 가을인 게여 우수수 날리는 노오란 은행잎 한 잎 주워 책갈피에 눌러놓곤 누군가에게 보내고픈 사연을 가득 담아 우체국으로 가뿐가뿐 흥견 발걸음 향한다면 가을인 게여 틈새 끼어 애달피 우는 귀뚤이 소리에 설핏 잠깨어 휘영청 달빛에 긴 밤을 뒤척인다면 가을인 게여

영성 글방 2022.09.24

당신을 위한 희망의 편지

당신을 위한 희망의 편지 당신이나 내가 빠지기 쉬운 유혹이 처음부터 체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성모 마리아는 특별한 사람이었으니까 성모 마리아의 삶과 나의 삶의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예 마리아를‘공경’하되 마리아를 ‘닮으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성인들의 삶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성인들이 우리와는 너무 거리가 먼 삶을 사신 분으로 치부하고 근처에 가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4세기 밀라노의 성인 암브로시오 성인은 “나는 쓰레기다. 나는 못한다”는 식으로 자기를 비하하는 것은 겸손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거짓 겸손이고, 자기 속임이고, 태만입니다. 당신은 성모 마리아께서 피앗(Fiat) 곧 “그대로 내게 이루어지소서”의 삶을 살았다는 것을 존경해 마지않으면서도 당신..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24.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게 될 것이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24.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게 될 것이다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복음: 루카 9,44-45: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게 될 것이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거룩한 변모가 있은 다음, 그리고 간질병에 걸린 사람을 치유해 주셔서 감탄하고 있을 때, 제자들이 당신에 대해 정확하게 알게 하시려고 분명히 말씀하신다.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44절) 그러나 제자들은 알아들을 수가 없었고 감히 물어볼 생각도 못 하였다. 예수님을 그렇게 따르면서도 이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직은 그들이 스승의 십자가와 죽음과 부활을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산 위에서 예수님께서 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