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하느님의 지식은 신적인 침묵에 있다.

수성구 2015. 2. 24.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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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불타는 영혼은 상냥하고 부드러우며, 겸손하여 참을성이 많다.

참으로 순결한 영혼은 내 일이 아닌 일에나, 남들이 어떻게 할까? 하는

이런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홀로 모든 모양을 갖춘(formas)에서

고독하게 되어 달가운 고요중에 하느님과 사귄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지식은 신적인 침묵에 있기 때문이다.

 

- 십자가의 성요한 소품집 p39 대전가르멜 여자수도원 옮김 햇빛출판사 -

 

 

사랑의 향기마을 가족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사순절이 다가왔습니다.

여러분은 사순절 준비를 어떻게 하시나요?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먹고 싶은 것, 내가 갖고 싶은 것

한 가지 쯤음 참고 주님께 봉헌하는 삶도 사순절에 뜻깊지 않을까요?

 

아마 지난해인 것 같습니다. 토요일에 볼일이 영등포역에 갔습니다.

영등포역 뒤편 신길동 쪽으로 내려가는데 계단을 다 내려간

끝에 쯤, 어떤 허름하게 옷을 입은 50대 노숙인 둘이서 화단쪽으로 돌아서서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가 아마 오전이었을 겁니다.

 

“어제 저녁도 굶었는데 자네는 괜찮나?”

“괜찮기는 하겠어? 누가 버리는 빵조각이라도 주워먹어야지”

“누가 빵을 버려.... ”

 

눈을 쑥 들어갔고, 얼굴은 헬쓱하였으며 몹시 시장해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무심하게 지나갔고, 제 귀에는 어떻게 그 말이 들렸을까

싶습니다. 마침 오전인데도 오뎅을 파는 포장마차가 있었습니다.

저는 두 사람이 드실 만큼의 오뎅값을 지불하고 돌아서서 왔습니다.

물온 그 두 사람은 제게 인사를 했지만 차마 얼굴을 바라볼 수가

없었습니다. 난 배부르게 아침을 먹고 볼일을 보러 나왔기에...

 

(마태오 22, 35-40 율법교사 한 사람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물었다.

“스승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

 

얼마 전 고등학교의 동창 한 사람을 시내의 찬 찻집에서 만났습니다.

제법 출세를 한 친구였습니다. 으리번쩍한 고급 외제승용차에 고급 양북에

명품만을 걸치고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말은

온통 그가 잘하고 있는 사업과 함께 그가 알고 있는 온갖 사회적인맥이야기

였으며 그가 사귀고 있는 여자들이야기 였습니다. 30분정도 듣고 나니 머리가

너무 아팠습니다. 사실 저는 그런 쪽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니까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왜 그렇게 그 동창친구가 불쌍해 보였는지요.

그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별로 관심이 없어보이자 그 친구는 재미가 없었는지

점심도 먹지 않고 바쁘다면서 사라져갔습니다.

저 위에 노숙인 두 사람과 아래의 외제차 몰고 온 성공한 친구와

누가 하느님 보시기에 더 좋으실지는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성사생활과 기도로 하느님을 만났으면 그 기쁜 소식인

말씀을 전하고 실천해야 겠지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사순절, 지금 이 순간에도 예수님께서는

배은망덕한 내 죄로 인하여 고통을 받고 계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거리에서 추위에 떨고있는

사람들 안에서 예수님은 함께 떨고 계시지 않을까요?

 

사랑의 향기마을 가족여러분

사순절 거룩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2월 23일

사순제 1주간 월요일

사랑의 향기마을

김진학 안드레아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