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글방

도시의 추석

수성구 2022. 9. 12. 04:16

도시의 추석

 

여기서 30년 살았으니

이제 여기가 고향이제!

하던 김씨도 고향 찾아 떠났다

 

집 팔고 논 팔고

광 속의 종자씨까지 모조리 훑어왔다던

이씨도 홀린 듯 훌훌 나섰다

 

다 떠나버려

졸지에 유령의 城이 된 도시

 

그간 욕심이 너무 컸던 거야!

너무 메마르게 대했어!

사치심과 이기심만 가르친 꼴이지...

 

회한이 번지는 회색 지붕 위엔

달마저 어느 놈이 챙겨 가버리고 없다.

 

 

- 정소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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