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성 안드레아 기념 성당에서
파트라(Patra)는 테살로니카,
피레아스(Pireas)와 더불어
그리스의 3대 항구 도시중의 하나이다.
테살로니카 아래쪽 아카이아의 속주이다.
그리스어로 '파트라'는 호격이며,
'파트라스'는 주격이다.
나는 이곳이 바로 나의 주보 성인이
사도 성 안드레아가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한 곳이고 유해가 모셔져 있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도 가보고
싶던 곳이었다.
1999년 1월에 이집트 이스라엘
그리스 터어키 순례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에도 이곳은 일정표에 빠져 있었다.
사도 안드레아는 벳싸이다 출신이며,
베드로 사도의 동생이며
원래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다.
세례자 요한의 소개로 예수님을 알게 된 후
세례자 요한이 죽자 예수님을 추종한
예수님께 첫번째로 부름받은
고기잡는 어부였다.
'안드레아'(andrea)라는 말은
'남성의','힘있는','용기있는'이라는 뜻이다.
형인 베드로 사도는 성질이 급했지만
동생인 안드레아는 형과는 반대이며
차분하고 질긴 성품의 소유자이다.
파트라스에는 '안드레아'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복음에는 안드레아 자신이 예수님을 만난 후
자신의 형 베드로를 예수님께
소개한 사람으로 나오며(요한1,40~42),
오병이어의 기적에서 보리빵을 가져온
아이를 찾아낸 사람(요한6,8~9)이며,
필립보와 함께 예수님을 뵙기를 원하는
그리스인들에 대해
안드레아 사도가 예수님께 말씀드리는
기사(요한12,20~22)가 나온다.
사도 안드레아는 시리아, 러시아를 거쳐
그리스의 아카이아 지방에 있는
파트라스에서 6개월 정도 복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아마 네로 황제때 총독 에게아스에 의해
'크리스토스'(XPISTOS)의
그리스어 첫 글자 X자형 십자가에 달려
순교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독 에게아스가 로마에 볼일이 있어
가면서 동생 폴리클리토스에게
다스리는 권한을 위임하고 떠난다.
안드레아 복음서도 전해지지만,
안드레아 사도의 전교로 그곳에서
기적이 많이 일어난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눈먼 소경이
눈을 뜨고, 앉은뱅이가
일어나며 죽었던 소녀가 소생한다.
바로 총독이 로마를 간 사이에
총독 부인 막시밀리아도 체험을 통해
예수님을 영접하고 동생
폴리클리토스도 예수님을 영접한다.
로마에서 돌아온 총독은 자신의 눈앞에
이상한 일이 벌어져 있으므로
그들에게 배교와 우상숭배를 강요한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자 열받은 총독은 드디어
안드레아 사도를 붙잡아 심문하고
X자형 십자가에 못박아 처형하게 된다.
안드레아 사도는 십자가를 보자
"너 십자가야~어서 나에게로 와
나를 인도하여 천국에로 데려가 다오!"
라고 말한다.
이틀간 십자가에 못박혀 매달린 채로
십자가 위에서 설교하는 안드레아 사도에게
파트라스 사람들이 달려와 모이고,
설교를 듣고 감동하며 추종자들이 된다.
총독은 그 십자가 아래 모여든 사람들이
성난 군중으로 바뀔까봐 근심한다.
그때 하늘에서 강한 빛이 내려와
안드레아 사도를 데려가고
마침내 순교하게 된다.
안드레아 사도의 유해는 A.D.4C에
콘스탄티노플로 갔다가 파트라스로
돌아오고, A.D.1224년 이태리 남부 도시
아말피에 있는 성당으로 간다.
1504년 성인의 두개골이 로마로 갔다가
1964년 동방 정교회와
서방 교회와의 화해 무드로 말미암아
사도 안드레아 성인의 유골이
다시 파트라스로 돌아오게 되는데,
그때 거대한 행사가 펼쳐졌다고 한다.
사도 성 안드레아의 축일은
11월 30일로서 동방 정교회에서는
큰 행사가 벌어지며 러시아와
스코틀랜드의 수호성인으로 되어 있다.
나는 내 주보 성인에 대해
성인성녀전에도 잘 나오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 벅차고 감동이 몰려왔다.
모든 신앙인들이 자신의 주보요
수호 성인에 대하여 영성적으로
잘 연구하고 닮으려 노력하고,
중재와 전구를 청하면 성인의 도움으로
놀라운 성덕에 나아가리라 여겨진다.
시간이 없어서 기도도 묵상도
이콘을 바라보고 사진찍기도 빠듯했지만,
성인의 두개골의 일부가 모셔져 있고,
성인이 매달려 못박혀 순교한 X자
실제 십자가로 여겨지는
나무가 모셔진 곳에서 사진도 찍으니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사도 안드레아 성인에 관한 서적을
구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그나마 성인께서 전교하고 순교했던
순교터에 유골과 십자가가 모셔져 있는
이 파트라스에 로만 가톨릭 성당이 있어서
미사를 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
작년에 부임해서 1년밖에 안되었다는
신부님께서 내가 안드레아라고 하니까
안드레아 사도의 모습이 새겨진
열쇠고리를 선물했고,
순례자들과 함께 미사드리는
모습이 부러웠던지 자신을 기도중에
기억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96% 이상의 동방 정교회안에서
서방 로만 가톨릭을 지켜가는
사제의 모습을 보면서 더욱 더 주어진
처지에 감사하며 신앙을
지켜나가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다.
사도 안드레아 성인이
그렇게 온몸으로 십자가 위에서
마지막 피와 땀을 소진해 가며
죽기까지 선포하고 증거하신
그 예수 그리스도를
나도 죽기까지 증거하고 살리라는
결심을 다시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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