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
말의 힘
(그것마저 놓아라 이창영 신부)
이 세상을 살아가며 가장 조심해야 할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어린 시절 집안 어른들께 이 세상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게 세가지라고 들었습니다.
첫쩨. 개조심입니다. 남의 집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그 집에 개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갑자기 물릴 수 있습니다.
둘째. 불조심입니다. 이런 말 들어 보셨죠?
자나 깨나 불조심! 작은 부주의가 큰불을 일으키는 법입니다.
불은 산이든 집이든 아차 하는 순간에 모조리 태워 버립니다.
끝으로 말조심입니다. 함부로 지껄인 한마디 말이 큰 화가 되어 나에게 돌아오고
남에게도 큰 상처를 주며. 심지어 남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삶에서 무엇보다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말..입니다.
고대 중국에 풍도라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풍도는 열 명 이상의 황제를 섬긴 재상이었습니다.
풍도는 설시..즉 혀..를 조심하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입은 재앙을 불어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로다.
입을 닫고 혀를 감추면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
우리는 삶에서 말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말을 많이 해서
손해와 피해를 보는 경우를 자주 겪습니다.
게다가 여럿이 모여 남을 헐뜯고 욕하면 우리의 입은 더 더러워집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폭력이며 큰 죄악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드시 그것이 나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은 잘 모르고 사는 것 같습니다.
갈수록 거칠고 모진 말들이 넘쳐 나는 것 같습니다.
사소한 일들에 목소리가 높아지며. 운전 중에 자신도 모르게 습관처럼 욕이 튀어 나옵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 내면이 황폐화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입을 다스리는 것이 곧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며. 감정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입을 다스리고 마음과 감정을 다스리는 훈련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침묵을 배워야 하겠습니다.
침묵은 우리 영혼의 귀를 하느님께로 돌리고 우리 영혼에 빈자리를 만들어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으로 평화를 누리게 합니다.
말은 창조의 힘과 파괴의 힘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말은 삶을 가져오기도 하고 죽음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말은 품위를 드높이기도 하고 품위를 떨어트리기도 합니다.
말은 구원하기도 하고 단죄하기도 합니다.
말은 사랑을 보여 주기도 하고 미움을 보여 주기도 합니다.
저주와 비방의 말을 하기보다 축복과 사랑의 말을 해야 하겠습니다.
남을 비난하고 단점을 꼬집는 말보다 칭찬하고 장점을 봐 주는 말을 해야 하겠습니다.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 말이 언젠가 반드시 내 삶을 심판하는 잣대가 되어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가끔 이해인 수녀님의 말을 위한 기도를 조용히 묵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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