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너 어디에 있느냐?|

수성구 2014. 3. 24. 01:49

 

 

너 어디에 있느냐?
    성경 창세기에 보면, 어느 날 하느님께서 아담에게 묻습니다. “아담아, 너 어디에 있느냐?”(창세 3,9) 하느님께서 카인에게도 묻습니다. “카인아 네 아우 아벨은 어디에 있느냐?” 하느님께서는 똑같이 우리 각자에게도 묻습니다. “○○야, 너 어디에 있느냐?” 내가 지금, 어느 세월에,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하느님께 나의 삶의 소재를 자주 알려드려야 하는데, 우리는 오히려 하느님께 나 자신을 자주 숨겼습니다. 내가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내 인생살이, 그 행선지를 자주 알려야 하는데도 나는 자주 무단외출을 해 왔습니다. 나 자신의 처지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내 사는 모습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나 자신의 생각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느님을 피해 숨었습니다. “살기가 바빠서, 아쉬운 게 없어서, 몸이 좀 피곤해서, 기분이 나빠서…….” 이런 저런 핑계들을 생각하면, 내 안에 나 자신을 속이고 하느님을 속이는 자기기만 내지는 오만이 도사리고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하느님 안에 있는가? 아니면 하느님 밖에 있는가? 하느님이 무서워 도망치는가? 부끄러운 곳을 감추려고 하느님으로부터 어디에 숨어 있는가? 한 인간으로서, 한 신앙인으로서, 인생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가?” 아, 이제 내가 응답해야할 차례입니다. “나는 하느님 안에 있는가, 아니면 밖에 있는가? 하느님이 두려워 도망치고 싶은 마음인가? 내 사는 모습, 부끄러운 곳을 감추려고 어디에 숨어 있는가? 나는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떻게 살려고 하는가? 나는 지금, 내 인생 길 위에, 어디쯤 가고 있는가?” 사순절 동안 한번쯤 스스로에게 물어 보고, 한 신앙인으로서 하느님 앞에 내 사는 모습을 진솔하게 확인하는 시간을 꼭 가져야 할 것입니다. 전주교구 김준호 십자가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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