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그 자리에 서 있던 사람

수성구 2020. 7. 23. 02:25

그 자리에 서 있던 사람



그 자리에 서 있던 사람

요한 복음 20장 1-2.11-18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부활의 아침’ 예수님이 걸음을 멈추고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이신 것은 우리의 눈물이었습니다.
“왜 우느냐?” 따뜻하고 인정 넘치는 말씀입니다.
‘네 눈물을 내가 보고 있다. 고통으로 울고 있는 너에게 내 마음이 기운다.’
그 모진 수난을 겪고 다시 살아난 주님의 첫 번째 시선은 인간이 겪고 있는 고통을 향합니다.
비통에 잠겨 있던 이들을 만나 주님께서 꺼내신 첫 말씀에는
그들이 두려움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 드러납니다.
‘평안하냐?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28,9)
그 말씀을 해주고 싶어 서둘러 다시 오신 것처럼 말입니다.
두려움에 문을 걸어 잠그고 숨어 있던 제자들에게 인기척도 없이,
문 열어드릴 새도 없이 서둘러 문을 통과하시고는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평화를 건네시는 분.
주님 부활의 이유가 또렷해집니다.
그분은 우리의 불안과 두려움, 눈물, 고통에 함께 아파하는 분이어서
자신은 잊고 우리만 바라보십니다.
십자가로부터 달아나지 않고 예수님 곁에 서 있는 것이야말로
주님을 향한 가장 모범적인 신앙 행위였습니다.
하느님의 새 백성이 탄생한 십자가 아래 서 있던 분, 빈 무덤가에 서 있던 분,
그렇게 예수님 곁에 머물러 견디었던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에게서 사랑의 인내를 배웁니다. ​

* 우리는 오늘 자신의 십자가에서 달아나지 않고 인내하며 그분을 찾을 것입니다. ​

김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