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이름에 담긴 비밀

수성구 2020. 7. 9. 03:28

이름에 담긴 비밀



이름에 담긴 비밀

마태오 복음 10장 1-7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오늘 복음이 전하는 열두 사도의 이름에서 특별한 점은 다른 복음서들과는 달리
둘씩 짝지어져 있다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토마스와 세리 마태오”에 주목해봅니다.
다른 복음서에 의하면, 마태오의 이름이 토마스 앞에 위치합니다(마르 3,18; 루카 6,15 참조).
마르코나 루카 복음이 서열상 마태오의 이름을 먼저 위치시키는 것은
부르심에 즉각적으로 따라나선 마태오의 믿음을
예수님의 상처에 손가락을 넣어보고 눈으로 보아야 믿을 수 있겠다는 토마스의 불신보다
더 높이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특별한 점은 마태오 이름 앞에 굳이 ‘세리’라는 과거의 직업을 넣었다는 점입니다.
다른 복음서들은 당시 손가락질받던 세리라는 직업이
자칫 사도들의 권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여겼기에 굳이 넣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태오 복음사가는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숨기지 않습니다.
심지어 토마스의 불신보다도 자신을 뒤에 위치시킵니다.
이것은 마태오 복음사가의 놀라운 겸손이자 용기입니다.
그는 열두 사도의 이름을 열거하면서도
예수님께서는 비천하고 죄 많은 이들을 제자로 불러주고 계심을 밝혀두고 싶었던 것입니다.
열두 사도 이름의 순서에서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는 주님의 성소聖召를 기억합니다.

* 열두 사도의 이름 속에서 비천한 이들을 불러주시는 예수님을 봅니다.

김정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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