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의 십자가
은총의 십자가
마태오 복음 11장 25-30
약간의 긴장상태가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용-반작용의 법칙처럼, 적당히 무거운 짐은 그것을 멘 이들로 하여금
잘 지탱하도록 지지해주기 때문에 ‘짐’은 ‘힘’을 발생시킵니다.
가족이 짐이 되지 않냐는 질문에 아버지는
“오히려 가족이 있기에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짐’이냐 ‘힘’이냐의 문제는 우리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체감하는 짐의 경중이 정말 우리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일까요?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는 것은 자칫 모든 진리가 인식하는
주체의 주관적 견해에 의존하게 된다는 상대주의에 빠지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인간이 느끼는 ‘짐’이 ‘힘’이 될 수 있는 이유가,
인간의 ‘마음먹기’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그것을 뒷받침해줍니다.
예수님께서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안식’을 주시며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라고 하시지요.
그분의 멍에와 짐은 우리를 대신해서 지고 가신 그분의 십자가입니다.
만약 우리 어깨가 가벼워졌다면 그것은 주님의 은총이 우리의 짐을 함께 떠받들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분 십자가를 통하여 내 삶의 무게가 가벼워진 까닭입니다.
십자가를 통하여 우리의 멍에는 편하고 우리의 짐은 가벼워졌습니다.
우리의 짐은 주님의 십자가로 힘을 얻습니다.
* 우리를 떠받치는 은총의 멍에를 묵상합니다.
김정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