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믿음을 증명하는가, 증거하는가?

수성구 2020. 7. 4. 05:15

믿음을 증명하는가, 증거하는가?



믿음을 증명하는가, 증거하는가?

요한 복음 20장 24-29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예수님 손에 못자국과 창에 찔린 옆구리를 만져보기 전에는 결코 믿지 못하겠다고 말하던
토마스도 결국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하고 고백합니다.
‘보이는 것’만 믿겠다는 태도에서 ‘보이지 않는 것’까지 믿겠다는 고백으로 변화된 것이지요.
즉 토마스의 변화는 경험론에서 존재론으로의 이행입니다.
철저한 실증주의가 어떻게 존재를 확신하는 형이상학이 될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경험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의 오류는
인간이 ‘보이는 것만 체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에 있습니다.
‘체험’은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까지의 차원을 포함하는데 말입니다.
그들은 체험을 단순히 ‘증명’하려고만 합니다. 체험은 ‘고백’되는 것이기도 한데 말입니다.
이를테면, 사랑에 대한 체험은 심장박동수나 뇌의 주파수 변동 수치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그 사랑 안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고백’할 수 있어야 그 체험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토마스가 경험론자에서 존재론자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의 ‘깊이’와 ‘폭’을 더 넓게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는 부활을 ‘증명’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고백을 통해 ‘증거’한 사도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믿음을 ‘증명’합니까, 아니면 ‘증거’합니까?

* 신앙의 고백은 믿음의 ‘증거’입니다.

김정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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