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좁은 문
마태오 복음 7장 6.12-14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유럽에 성지순례 갔을 때, 여러 성당을 방문했습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독특한 성당이 있습니다.
성당은 엄청나게 큰데 그에 비해 성전 문이 아주 작았습니다.
한 줄로 서서 허리를 숙이지 않으면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이 성당 문은 왜 이렇게 작게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알고 보니 특별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원래 이 성당은 큰 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슬람 군대가 쳐들어와 도시를 점령했을 때, 군인들이 말을 타고 성당 안에 들어왔습니다.
마을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슬람 군인들이 물러가고 마을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했습니다.
“다시는 거룩한 곳에 사람이 말을 타고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성전 문을 작게 만들자!”
그래서 허리를 굽혀 가장 겸손한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성전 안에 들어갈 수 없도록
좁은 문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 성전 문을 보면서 오늘 말씀의 의미를 알았습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는 말씀은 ‘하느님 앞에 서 있음을 생각하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 앞에 선 인간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오직 머리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는 일뿐입니다.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고 용서하시는 하느님 앞에 사람이 취할 수 있는 다른 행동은 없습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생각하고 그 앞에 허리를 굽히는 사람만이
세속의 힘에 좌우되지 않고 생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 나에게 있어 생명에 이르기 위해 들어가야 할 좁은 문은 무엇입니까?
신중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