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은총이라는 신뢰를 갖고 앞으로 나아가라
성령 안에 머물러라 3부
2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영감을 알기 위한 기준들 (2)내적 기준
내적 기준
◈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안다
가장 중요한 식별 기준은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주신 기준이다.
"나무는 그 열매를 보면 안다."(마태 12,33)
하느님이 주신 영감은 풍요로운 결실을 가져오며
평화. 기쁨. 사랑. 일치. 겸손 같은 좋은 열매를 맺는다.
우리의 육이나 악마한테서 오는 영감은 아무 결실을
맺지 못할 뿐 아니라 슬픔. 비통함. 교만 등 나쁜 열매를 맺는다.
이 기준은 매우 중요하지만 불리한 점도 있다.
결정이 일어난 뒤에야 비로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결정이 이뤄지고 나서야 결과를 판단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실수를 예방할 수 있는 기준,
곧 영감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 그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오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기준을 선호할 것이다!
방금 말한 불편함에도 이 기준은 절대 소용없는 것이 아니다.
그 기준 덕분에 경험이 쌓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결정된 것을 이행하기 전부터 이미 우리 내면에
평화와 기쁨 같은 열매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
위에서 우리는 성령의 움직임을 알아채는 구체적 능력이
일종의 '영적 감각'의 습득에서 온다고 말했다.
'영적 감각'은 하느님의 선물이지만 또한 경험 덕분에 발달하고 공고해진다.
우리가 하느님의 영감이라 생각한 것에 따라 내린 결정에서
나온 결과를 살펴보면서 우리는 흔히 우리 '생각'이
하느님으로부터 왔는지 아니면 우리 자신의 심리적 산물인지 잘 알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자존심에 늘 유쾌한 일은 아니다.
우리는 자신이 잘못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우리 자신이 아무리 선의로 가득 차고, 하느님께서도 우리를
충실하게 도우시리라고 확신할 수 있다 해도 영성생활에서
무언가를 배우는 체험을 면제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배움의 과정은 때로 실수도 하고 성공도 하며 더듬더듬 나아가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이치가 그렇게 되기를 바라셨고,
이것이 누구나 겪는 인간 조건이다.
가장 영적인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경험이 주는 교훈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면서 결코 낙담하지 않고
모든 것이 은총이라는 신뢰를 갖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우리 안에는 판단에 대한 더욱 큰 확신이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이 확신에 결코 오류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세계공의회와 교황이 '교황좌'에서 교회의 신앙을 정의할 때를 제외하고,
무오류성은 이 지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을 통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주어진 객관적 결과와
우리의 결정으로 생겨난 내적 상태(그 결정으로 우리가 평화롭고
겸손하며 기뻐졌는가 아니면 슬프고 불안하며 긴장되는가?)를
경험함으로써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과 악마나 우리 자신
또는 우리 성격상 특징이나 기질로부터 온 것을 더 잘 구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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