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너보다 더 변하기 힘든 나

수성구 2021. 10. 10. 06:28

너보다 더 변하기 힘든 나

너보다 더 변하기 힘든 나

(하느님과의 숨바꼭질 한민택신부)

 

 

신앙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성당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일컬어 냉담교우라고 합니다.

사실 그들은 신앙의 길에서 떨어져 나간 낙오자들이 아니라.

오히려 그리스도교 신앙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몸소 증명해 주는 사람들입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냉담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성당에는 나가고 있지만 우리 마음은 얼마나 자주 주님께로부터 멀어진 채

냉랭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았나요?

 

 

신앙생활이 어려운 이유가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라고 종종 말하기도 합니다.

물론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여행. 스포츠 등 다양한 여가활동. 텔레비전과 인터넷.

스마트폰과 각족 문명의 이기들.

우리의 정신을 빼앗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데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신앙의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교회와 세속 사이를 오고 가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나 자신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한 신학생이 동료 신학생에게 참다 참다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야. 이제 더 이상은 못 참겠어.

너란 인간은 도대체 왜 그러니?

네가 얼마나 나와 남을 힘들게 하는지 알아?

그랬더니 그 친구가 답하더랍니다.

나도 알아. 그러니 그러는 나와 평생을 살아야 하는 나는 얼마나 더 힘이 들겠니?

예. 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변하기를 원하더라도 변화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봅시다. 변하고 싶습니까?

정말 변화를 원합니까?

그냥 이렇게 흘러온 대로 적당히 사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그런데 사실 바로 그 마음이 내 신앙에서 걸림돌이 되고.

내 삶에서 이웃과 화해하며 사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은 모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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