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기도

제 성소는 사랑입니다

수성구 2021. 10. 2. 04:48

제 성소는 사랑입니다

"저는 만일 교회가 여러 가지 지체로

이루어진 육신을 가졌다면,
모든 기관 중에 제일 필요하고
제일

귀한 것이 그에게는 없지

않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교회에는 심장이 있고,

이 심장에는 사랑이 불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직 사랑만이 교회의 모든 지체를

움직이게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이 꺼질 지경에 이른다면,
사도들은 복음을 더는 전하지
못할 것이고,
순교자들은 피를 흘리며

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랑은 모든 성소를 포함한다는 것,

한 말로 말해서 사랑은

영원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너무도 미칠 듯이 기쁜 중에

부르짖었습니다.

오 제 사랑이신 예수여!
제 성소를 마침내 찾았습니다.
제 성소는 사랑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교회에서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천주여, 이 자리를
제게 주신 이는

바로 당신입니다.

 

"어머니이신 교회의 마음속에서
저는 '사랑'이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이 되겠습니다."

 

 

예수 아기의 성녀 데레사 동정녀의

자서전'에서 발췌한 글이다.
오늘 아침 성무일도 제2독서에도

나오는데, 소화 데레사 성녀의 성소를

참으로 잘 요약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주님 부르심을

받지만 뽑힌 사람이 적은 것은

바로 이 사랑의 성소를 깨치지도

체험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은 봉헌 생활로 불리움

받은 이들이 진정으로

제 사도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들을 하는 사람이 꽤 있다.

 

그 사람들은 아직

주님의 제자되는 길이 무엇인지,

성소가 무엇인지,

예수님 십자가에서 드러난 주님 사랑에

대한 사랑의 응답 생활이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다.

 

봉헌 생활 혹은 축성 생활이란 외적으로

드러나는 소유나 사도직 활동이나 봉사,
그리고 타고난 재능이나 인간적 재미,
혹은 취미로 하는 삶이 아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있으면,
하느님 나라나 영광을 위해서

더 잘 봉사할 수 있고, 성소받는 본인도

내적 기쁨이나 만족이나 보람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소는 그런 것이 아니다.
소화 데레사 성녀처럼

나에 대한 하느님 사랑을 인격적으로

깨닫고 성령 안에서 체험한 사람은
외적인 일이나 사도직 활동,
인기나 보람이나 소유의 차원이 아니라
존재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존재의 차원에서 성소라는 주님과의

관계가 정립되면,

무슨 일을 하든지, 어디를 가든지,

어떤 직책이 주어지든지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 자신이 많이 배웠고, 재능이 많이 있다

하더라도 주방에서 일할 수 있고,

수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농장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하고,
거기서 기쁘게 살 수 있어야
그는 진정한 봉헌자요, 수도자인 것이다.

 

왜냐하면, 봉헌된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은
일도, 사도직 활동도, 지위도 아니고
주님과의 올바른 인격적 관계가
절대적이고 본질적인 성소이기 때문이다.

 

그가 세상이나 사람에게 드러나고

안 드러나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저 황량한 들판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름없는 익명의 들꽃이라 하더라도,
주님께서 보아주시고 사랑해 주시면
그것으로 자족하는 삶이

바로 성소인 것이다.

 

그래서 시간과 공간, 장소의 제약을

뛰어 넘어 주님과의 절대적 생명의

관계라는 존재의 차원과

관계적 차원에서 성소가 정립되면,

그는 주님 안에, 주님 셥리와 생명과

은총 안에 참으로 자유인으로서

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랑이신 성령, 진리이신

성령 안의 삶이요, 봉헌된 생활의

성소인 것이다.

 

소화 데레사 성녀는 바로 주님 대전에
겸손하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고,
교회 안에서 눈에 보이는 지체들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심장을 택함으로서
성소받는 자들, 특히 봉헌된 삶으로

부르심을 받은 자들의 삶이
진정으로 무엇인지 가르쳐주고,
성소받는 자들의 정체성을 확립해 준
위대한 사랑의 승리자가 된 것이다.

 

그녀는 온통 사랑이신 주님을

다 차지하는 것이 자신의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성소임을 깨닫고

그 성소에 짧은 생활이지만 온전히

투신한 것이다.

 

 

사랑의 상징인 심장에서 온몸에

피가 도는데 하루에 지구의 두 바퀴

반을 돈다고 한다.

 

그리스도 신비체인 교회의 구성원인

우리들도 소화 데레사 성녀처럼

주님 사랑과 영혼 사랑으로 불타오르고
끊임없이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것으로
구석구석 흘러가야 된다는 생각을
소화 데레사 성녀 기념일에 하게 된다.

 

그러니까 우리가 주님 사랑, 교회 사랑,

영혼 사랑에 있어서 경계하고

극복해야 하는 것은

사랑의 반대인 교만이나 무관심같은

영적 동맥 경화인 것이다.

 

마르코 복음 3장 14절에는

주님께서 사도들을 부르신 첫번째 목적이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라고 말씀하신다.
그 다음이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는" 일이라고

분명히 나온다.

 

 

'희망의 기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된 신앙  (0) 2021.10.04
감사는 기적을 가져온다  (0) 2021.10.03
교만과 겸손  (0) 2021.09.30
칼과 방패  (0) 2021.09.29
감정은 완행 열차  (0) 2021.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