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영적 면역체계의 신호

수성구 2020. 12. 4. 04:26

영적 면역체계의 신호

12월 첫째주 대림 제2주일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마르 1.1-8)

 

 

영적 면역체계의 신호

(신은근 신부. 마산교구 신안동성당 주임)

 

 

우리는 오랫동안 회개를 죄에서 해방되는 것이라 이해했다.

뉘우치며 허물에서 벗어나길 원했기 때문이다.

회개를 뜻하는 성경희랍어 메타노이아(Metanoia)에서 메타(Meta)는 바꾸다라는 뜻이고

노이아(Noia)는 생각이다. 회개는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누우치는 것은 회개의 방법 중 하나일 뿐 회개의 본질은 마음의 변화에 있다는 말이다.

올해도 많은 일이 있었다. 시련도 겪었고 행운도 만났다.

우연인 듯해도 주님께서 개입하신 일이나디.

 

 

고통에선 아픔만 보았고 축복에선 당연함만 생각했다면 뒤돌아봐야 한다.

이것이 회개의 첫걸음이다.

아픔만 잡고 있으면 고통의 이유는 깨달아지지 않는다.

축복이 당연하다고만 생각하면 감사의 정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픔과 당연함을 넘어야 깨달음을 만난다.

 

 

창문을 바꾸려고 마음먹었다.

어떤 창문으로 바꿀까. 그랬떠니 그때까지 보이지 않던 이웃집 창문들이 보였다.

웬 창문이 저렇게 많지? 놀라웠다.

길을 걸으면서도 예전엔 지나쳤던 창문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음이 먼저다. 마음이 바뀌면 세상도 바뀐다.

못 보던 것이 보이고 예전에 봤떤 것도 달리 보인다.

내 마음이 밝은 쪽으로 바뀌면 많은 것이 밝게 보이고 어두운 것은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시각을 바꿔보는 모험을 감행하는 것.

그것이 회개라고 세례자 요한은 외치고 있다.

그는 거친 가죽 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살았다고 성경은 전한다.

당시 에언자들이 살던 모습이다. 안락하게 대림절을 맞고 있는 우리에게

먹고 입는 단순한 행위부터 새롭게 바라보라는 무언의 메시지다.

 

 

 

 

사람의 몸은 외부 침입자가 들어오면 면역체계가 자동으로 작동해 침입자를 퇴치한다.

그래서 장기이식을 받으면 면역 억제제를 투여해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식된 장기를 이물질로 판단해

면역체계가 손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내면세계도 마찬가지다.

삶이 허무한 것은 속이 비어 있다는 영적 면역체계의 신호다.

이유없이 불안한 것도 영적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다는 경고다.

이미 주어진 삶이라며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한 번쯤

감사의 시각으로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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