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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老年期) 향수(鄕愁, 노스텔지어: Nostalgia)에 대하여]

수성구 2020. 10. 31. 08:56

[노년기(老年期) 향수(鄕愁, 노스텔지어: Nostalgia)에 대하여]

 

 

 

우리는 가끔 전 생애에 걸쳐 모아둔 사진첩을 꺼내서 연도별, 계절별로 펼쳐 놓고 지나온 날을 헤아려 본다.

잠시 동안이지만 한평생 살아온 자신의 모습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하고 또한 알 수 없는 슬픔까지 느껴질 것이다.

 

그럴 때 대개 깊은 향수에 젖게 된다. 깊은 밤 내 영혼은 어디론가 방황하며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신에게 불려갈지 모르지만 “건강하게 좋은 할배로 살다가 죽어야지!” 하는 다짐을 해 볼 것이다.

사실 노년기에는 마음의 노화, 몸이 아플 때, 힘들때 향수가 일어난다. 과거에 등잔불, 촛불 밑에서 공부하고 밥먹으며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던 시절이 새삼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노인들은 젊었을 때의 소중한 경험, 사소한 생활을 떠 올리며 향수를 느끼는 것이다. 향수의 구름은 저 멀리 가지 못하고 내 주위에서 맴돈다. 뭔가 일이 잘 안 풀리고 갑갑할 때 자주 일어난다.

삶의 되감기 버튼이 있다면 어느 시점으로 되돌아가 “다시 새로운 생을 만들 수는 없을까?”하고 후회하기도 할 것이다.

그이유야 많겠지만 당신이 자꾸 향수에 빠지는 것은 당신의 삶이 어렵거나 아니면 사회관계 혹은 가족들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끝없는 고뇌, 번민,그래서 머리가 희어지는 가운데 향수는 자칫 향수병으로 빠지기 쉽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향수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고 새 힘을 얻을수 있다.

 

당신이 겪은 과거에 대한 향수에서 벗어나기가 어렵지만 그러나 당신은 그곳에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1.향수(鄕愁, 노스텔지어:Nostalgia)는 무엇이고 왜 일어나는가?

향수는 과거에 대한 동경 회고의 감정을 의미한다. 향수병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망향)이나 시름을 병에 빗대어 하는 말이다. 영어로는 ‘homesickness’라고 표현한다.

17세기 오스트리아 의학도 ‘요하네스 호퍼(Johannes Hofer,1669-1752)’가 산속에서 근무하는

 

스위스용병들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발견하고 그리스어 Nostos(귀향) Algos(통증)을 합쳐 만든 용어다.

 

호퍼는 노스텔지어를 ‘뇌질환’(cerebral disease)으로 보았는데 그증상은 실신, 고열, 소화불량, 복통을 포함하는 질병으로 생각 했다.

 

그러면 사람들은 왜 노스탤지어 감정에 빠지게 될까? 흔히 우리는 옛날 노래가 좋아 질 때가 있다.

 

7080세대들이 한명숙의 ‘노란샤츠’ 노래가 절로 나온다. 노사연의 ‘만남’이나, 이미자의 ‘동백아가씨’가 그리워진다.

그것은 과거에 즐겁게 따라 부르던 노래로써 추억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라기 공원’ 같은 것을

 

좋아하는 것도 옛날의 원시적 모습에다가 어린 시절의 달콤한 추억을 되살리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 ‘국제시장’도 비슷하게 노스탤지어를 자극 한다. 1950년 6.25전쟁, 파독광부, 베트남 전쟁, 이산가족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순간들을 한 가족 속에 진하게 표현함으로써 많은 관객을 모았다.

산업화시대에 아버지의 희생을 전달하는 감동의 메시지와 부성애 및 가족애를그린 것이 한국 관람객에게 어필한 것이다.

 

50대 이상의 사람들이 파란만장한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으며 자신들의 생애와가치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향수는 과거 속으로 사라진 경험을 이끌어 내 자신의 삶을 재구성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노스텔지어 기억은 내 개인적으로 경험한 사건, 대리 경험한 이벤트, 혹은 내 인생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 까지도 마음속으로 녹여내 이상적 삶으로 재구성하게 된다.

기억력이 감퇴하지만 한줄기 회상속에서 끔찍했던 삶의 이력을 재구성하며 위로를 받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연결돼있다. 연결의 법칙(law of connection)이다. 우리 영혼은 모든 일에서 자신을 연결하며 자기 삶을 확인하려는 습관이 있다.

 

향수 역시 그러해서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게 되는데 몇 가지 원인만 찾아보자.

1)첫째,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걱정이 깊어질 때 아니면 고립상태, 스트레스를 받을 때 향수를 더 느낀다.

과거에 대한 향수가 깊어진다면 무엇인가 현재에 상실(loss)감이 깊어가는 징조다.

 

노인들이 젊음에 대한 향수가 커진다면 현재의 삶이 어렵다거나 기쁨과 감사가 없어진 것이나 다름 없다.

2)둘째, 향수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면서 확대된다.

특히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전혀 가 볼 수없는 그 땅이 그리워질 때 강해진다. 필자에게는 이산의 슬픔을 평생 간직하고 살아간다.

 

손 내밀면 닿을 듯한 DMZ넘어 내 고향이 아련해진다. 향수는 공간(고향)보다는 사람(혈육)에 대한 그리움이 더 크다.

3)셋째, 외로움, 낮은 자존감이나 절망감이 깊어 질 때 향수가 확대된다.

가족, 직장, 지역사회에서 자기 역할을 상실할 때 많이 일어난다. 사람은 오래살수록 더 많은 것을 잃게 되면서 절망감을 느끼는 것이다.

 

진정한 욕구와 욕망이 억제될 때 우울증 혹은 ‘마음의 장벽을 느낄 때 홀로 과거를 회상하며 다른 출구를 모색하게 되는 것이 향수다.

4)넷째, 사회적 지원 내지 연결성 결핍에서 향수가 온다.

상호작용을 통한 소통이 어렵거나 연결을 통한 삶의 가능성을 확대 할 수 없을 때 오는 고립감 속에 향수감정이 작용한다.

내 근처에 아무도 없는 듯한 외로움이 찾아올 때 지난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가능하면 향수병에 빠지기 전에 고립감 신경증(노이로제), 현실 도피 증을 이겨내야 한다.

 

이상의 향수의 원인을 찾아보았지만 그것은 정신장애를 일으킬 정도로 나쁘지 않다. 향수는 그리움 그리운 기억의 저장소에서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자신을 재발견하고 과거의 기억을 회상해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감정상태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특별한 경험, 사소한 것에 대한 감사로 개인의 정체성을 구축해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향수는 아름다운 꿈을 갖게 하는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2.노년기 향수와 건강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파란만장한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삶을 씻어내는 노년의 시기로 접어든다. 노년기는 살아가면서 점차 모든 것을 잃어 가는 시기로써 허전해 진다.

건강을 잃고 가족을 잃고 사랑을 잃게 된다. 노년기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일생동안 자신의 부모, 형제, 친구를 잃고

 

심지어 애완동물까지 잃게 된다. 간직하고 있는 낡은 소품들 옷가지들 생활도구들에 대한 특별한 추억을 가지고 살아간다.

게다가 세상에는 기쁨과 즐거움, 선함과 악함이 많다. 노인들의 이런 경험은 오랜 기억으로 남는다는 의미에서 노인들의 머리는 기억의 창고다.

 

흔히 노인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옛날에는 이랬어 저랬어!” 하며 긍정 혹은 부정의 기억들을 회상한다.

회상은 과거의 삶을 반추하는 행동이고, 향수는 고향에 대한 갈망 혹은 망향의감정을 강하게 나타낸다.

 

향수는 따듯하고 위안을 주는 좋은 경험에 대한 것이고 로맨틱한 과거일수도 있다.

향수는 때때로 나타나는 정서적 반응으로써 현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도움이되고 역경과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작용한다.

 

또한 노년기에는 젊었을 때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싶지만 노화과정 혹은 상실감 속에서 기억력도 점차 사라지게 된다.

손자들은 가끔 할머니를 만나면 ‘나 누군지 알아?’하고 기억력을 시험하려 든다. 늙어가면서

 

지난날의 상처와 기쁨, 첫 사랑과 인연, 취업과 실직, 성공과실패 등을 성찰하며 과거를 회상할 것이다.

 

따라서 노년기에 느끼는 향수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경험하게 된다.

1)첫째, 향수병이 자주 일어난다.

 

누구에게나 ‘추억주머니’가 있다. 향수는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던 시절, 삶의 기쁨, 결혼식, 가족, 그리고 살던 장소, 소속집단에 대한 유의미한 긍정적인 감정을 자아내게 한다.

물리적으로 가족들이 여기에 같이 있지 못하지만 그들은 내 삶의 주요한 구성원으로 머리와 가슴속에 남아있는 것이다.

 

이러한 향수는 노인의 경우 매일 자주 혹은 한 달에 걸쳐 빈번하게 나타날 때는 뭔가 마음이 쓸쓸한 상태이고 갈망하는 감정이다.

2)둘째, 망각의 역(逆)현상을 경험한다.

 

노인이 되면서 기억력이 감소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또렷해지는 기억이 있다.

 

최근에 일어난 것보다 젊었을 때 일어난 일들이 더 많이 기억한다. 이것은 기억이 모두 퇴화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일들이 더 잘 기억될 수 있다는 것이다.

 

3)셋째, 긍정적인 기억, 즐거운 추억에 잠긴다.

노인들은 장미 빛 감정으로 과거를 본다. 젊은 사람들은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하지만 노인은 대개 긍정적인 마음으로 과거를 본다.

 

노인들은 주로 웰빙 감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부정적 생각으로부터 벗어나려한다.

가능한 부정적인 기억을 멀리하며 긍정적인 좋은 일들을 회상한다. 때로는 평생 동안 느끼고 경험하는 것을 기억하면서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노년기 뇌기능이 약해지면서 자신의 젊은 시절을 떠 올리며 지금의 마음을 조절하는 것이다.

3.향수가 노년기에 미치는 영향

그런가 하면 향수의 기능 역시 다양하다. 심리적 치유뿐만 아니라 가족 및 사회적 화합을 이뤄 가는데 도움이 된다. 사람은 과거를 회상하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요새는 노스텔지어 마케팅도 한창이다. 음식, 의상, 주택 등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유행이다.

 

시골밥상에는 찌그러진 양푼, 주전자, 가마솥 등으로 과거의 배고팠던 시절을 회상케 한다.


따라서 노스텔지어 기억은 다음과 같은 기능을 한다.

1)첫째, 향수는 과거와 현재의 자아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과거와 현재 속에서 나를 긍정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삶의 연속성을 보여준다. 이럴 때 향수는 외로운 감정,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을 돌아보며 후회하기도 하며 자아감을 확립하게 된다. 너무 늦은 후회는 없는 것이다.

2)둘째, 향수는 동기부여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향수의 기능은 긍정적인 감정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과거에 어떤 기회와 일들이 주어졌을 테지만 그것을 간과하고 지나온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미래의 부자보다 지금 당장 나 자신을 위해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즐기고 싶은 것을 찾아보는 계기가 된다.

3)셋째, 향수는 낙관적으로 영감을 자극하고 창의성을 유도한다.

돌이켜 보니 과거의 실패가 낭비이고 슬픈 일이었지만 그러나 학습되어 좋은 경험으로 나를 이기게 한다.

 

현재 자기의 가치를 이해하고 충분히 내가 할 수 있는, 그리고 자기를 지키려는 높은 미래의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늙었어도 과거의 일들을 거울삼아 ‘생각하는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생각이 먼저 있어야 현실을 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4)넷째, 향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대처하는 데 기여한다.

흔히 죽음, 죽어가는 과정은 우리 삶의 주요 부분으로 받아들인다. 늙으면 자주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과거에 이렇게 한껏 살았는데, 아니면 이제까지 잘 살아왔으니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노년 후기에는 죽음이 무섭지 않은 편안한 감정을 유지 할 수 있는 자아 통합의 길로 진행될 것이다.

결국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하는데 그것은 자연적인 뇌의 퇴화과정이면서 동시에 허무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노스탤지어에 쉽게 빠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인간의 성향이요, 공통의 현상이다.

자신에게 익숙한 생활공간, 삶의 향기, 오래된 사진들은 삶의전환에 대처하는 영향소가 된다.

 

또한 사회적 고립과 향수는 깊은 관계 속에서 작용하는 것으로 지위와 역할이 없어지면서 고립감 속에서 향수를 더 느끼게 된다.<우정 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