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좋은글 5714

해오라기난초

해오라기난초 해오라기난초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는15~40cm이며, 잎은 어긋나고 실 모양이다. 7~8월에 흰 꽃이 줄기 끝에 1~4개씩 붙어 피고, 열매는 삭과(蒴果)로 10월에 익는다. 관상용으로 재배하며 산과 들의 습지에서 자란다. 해오라기난초 여기 새가 되어 날고 싶은 꽃이 있다 한 번 뿌리 내리면 평생 그 자리를 떠날 수 없는 운명을 거역한 꽃이 있다 자유를 향한 갈망으로 새가 되고 싶어 스스로 새의 형상으로 몸을 바꾼 해오라기난초 산다는 것은 곧 꿈을 꾸는 일이라고 내게 가만가만 속삭이고있다. 글.사진 - 백승훈 시인

백합/좋은글 2022.07.06

우두커니

우두커니 우두커니 나는 문을 닫고 어둠 속의 층계참에 잠시 서 있었다. 건물 안은 고요했고, 계단통의 저 깊숙한 밑바닥으로부터 으스스하고 축축한 바람이 올라오고 있었다. 귓전에 나 자신의 맥박이 웅웅대며 뛰는 소리만 들렸다. 나는 그냥 우두커니 서 있었다. - 알베르 카뮈, 소설 '이방인' 중에서 나의 숨소리와 맥박만 느껴지는 시간. 그럴 때면, 으스스하고 축축한 바람이 목을 핥아 바짝 긴장을 하기도 합니다. 요즘처럼 더위에 지쳐 우두커니 있을 때면 목이 서늘해지는 긴장감도 필요하구나 싶습니다. 우두커니, 라는 말은 여유와 긴장을 모두 포함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백합/좋은글 2022.07.05

비가 오는 날

비가 오는 날 비가 오는 날 투명 비닐우산을 들고 슬리퍼 밖으로 다 나와버린 꼼지락거리는 맨발의 발가락으론 빗물을 튕기며 짱짱한 고무줄 월남치마의 찰랑거림위엔 V자넥 쫄블랙 티셔츠에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얇고 긴 가디건을 걸치고 총총총 걸어 본 오늘의 비오는 거리~ 비오는 날은 쉬~잠을 못드네요.. 센치의 극치를 달리는 어떤 아줌마는 말이죠~~^^ - 박주연 님 글 중에서

백합/좋은글 2022.07.01

탁자에 둘러앉은 빛

탁자에 둘러앉은 빛 탁자에 둘러앉은 빛 우리 집 탁자는 칙칙하고, 낡고, 긁힌 자국이 선명하다 탁자를 볼 때마다 대낮인데도 나는 어둠의 길을 걷는 것 같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오히려 캄캄해지는 밤이 오면 고구마밭으로 내리쬐던 태양처럼 형광등 불빛이, 하루 일을 마치고 둘러앉은 가족의 어깨와 탁자 위에 펼쳐져서 어둡던 길이 환해지는 것이다 - 수피아, 시 ‘탁자에 둘러앉은 빛’ 아침이면 짧은 인사만 건네며 허둥지둥 나갔던 식구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온 집에서 그나마 위안이 얻고 위로를 건넬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입니까. 어둡다고 느껴지던 마음마저 환해지는 정겨움입니다.

백합/좋은글 2022.06.28

모감주나무 꽃

모감주나무 꽃 모감주나무 :무환자나무과의 낙엽소교목으로 염주나무라고도 한다. 꽃은 7월에 피고 황색이지만 밑동은 적색이다. 꽃잎은 4개가 모두 위를 향하므로 한쪽에는 없는 것 같다. 열매는 꽈리처럼 생겼는데 완전히 익으면 검은 종자가 나오는데 염주의 재료로 쓰인다 모감주나무 꽃 태양이 뜨거워질수록 숲은 더욱 무성해지고 짙어진 나무 그늘속으로 사람들 그림자 숨기는 데 화르르 황금빛 꽃비를 뿌려주는 모감주나무 꽃 그 나무 아래 서면 하늘에서 꽃비 내린다는 우화루(雨花樓)에 오른 것만 같아 나도 모르게 공손히 합장하고 마는 모감주 꽃나무 글.사진 - 백승훈 시인

백합/좋은글 2022.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