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
여러분은 ‘믿음’ ‘믿는다’는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신앙에서 말하는 ‘믿음’은 단지 일반 사회에서의 ‘신뢰한다’는 의미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사회가 말하는 신뢰란, 그 동안의 어떤 결과물들에 근거하여 우리의 이성이 내리는 판단인 데 비해,
신앙에서 말하는 믿음은 결코 이성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굳이 외국어로 비교하자면, 신앙에서 말하는 ‘믿는다’라는 표현에는
(-안으로)라는 전치사 ‘in’이 따라붙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 우리네 표현에서 ‘사랑한다’라는 말보다 ‘사랑에 빠진다’라는 것이
더 현실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듯 말입니다.
다시 말해 신앙의 믿음은 그 대상 속으로 나를 내던져도 될 만큼의 신뢰를 뜻하는,
매우 감성적이면서도 의지적인 영역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믿음을 바로 갖기 위해서는 상대의 능력만을 보고 섣불리 행동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능력이 대단하다 한들 나와의 관계가 흔들린다면,
그 능력만을 보고 나 자신을 온전히 맡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믿음에서 반드시 토대가 되는 것이 사랑입니다.
다시 말해 믿음이 약해졌다면 이는 먼저 그분에 대한 사랑이 식었음을 돌아볼 일입니다.
진슬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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