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죄들 중에서도 절망만이 우리를 하느님으로부터 완전히
떼어놓는데 그것은 절망이 우리의 죄가 하느님의 자비보다
크다고 생각함으로써 주님을 밀어내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부께서는 가타리나 성녀에게 확실하게 말씀하신다.
“일생을 사악하게 보낸 후에 죽음의 문 앞에서라도 그들이
나의 자비를 믿게 되는 것이 나의 뜻이다. 나의 자비는 사람이
범할 수 있는 그 어떤 죄와도 비교할 수 없이 크다.
아무도 절망에 빠져서는 안 된다. 네가 어떤 죄를 범했던지
믿음을 가지고 성혈을 구하라. 그 피를 통하여 네가 받게 되는
나의 자비는 이 세상에서 범해졌던 그 어떤 죄와도 비교할 수
없이 크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자비를 거절하는 절망이야 말로 우리가 지울 수 있는
그 어떤 죄보다도 크다.
“유다의 절망은 그 어떤 배신보다도 더욱 나의 마음을 상하게
했으며 내 아들 성자에 대해서 더 큰 모욕이었다.”
우리가 죽음을 맞을 때에 하느님께 깊은 신뢰를 가지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것이다.
예수님의 성혈에 젖어 우리는 조용히 죽음의 문을 통과하여 평화의
바다인 하느님의 마음 안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의 가르침 p138-139 중에서 발췌. 분도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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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향기마을 가족여러분 안녕하세요.
연중 제15주일 잘 보내셨어요. 이제 주일도 두 시간 남짓 남았네요.
아무리 좋은 시간도 흐르고야 말지요.
오늘은 그 누구도 입에 올리기 싫은 자신의 죽음에 대하여
함께 묵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예전에 젊은 시절
군대에 입대하던 생각이 납니다.
육군, 그것도 사병으로 입대한 저는 논산훈련소에서 신병훈련을 받고
밤중에 트럭에 실려서 어딘지도 모르는 곳, 그것도 밤에 내렸는데
그곳이 최전방 강원도 철원에 있는 3사단이었습니다.
훈련받으면서도 묵주기도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저는 군대에서 보직도
좋은 곳에 받아서 행정반에서 근무했습니다. 보직이 좋으면 뭐합니까
군대의 사병생활은 그야말로 힘든 생활이었습니다.
제가 군에 입대할 즈음엔 3년을 군대에 있어야 했습니다. 생각하면 까마득한
3년을 어떻게 군대에서 있을까 생각했지만 금방 흐르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군대에 있을 때가 젊고 패기에 찬 시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기억에도 가물거립니다. 그렇게 이 세상의 모든 일은
순식간에 흘러가 버립니다.
제가 좋아하는 성녀 아빌라의 데레사와 십자가의 성 요한의 책을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먼저 번역하신 최민순 신부님께서 연세가 드시고 어느 날 아침미사시간이
되었는데도 신부님께서는 성체 앞 장퀘틀에 앉아서 일어서시지를 않으시더래요.
사람들이 기다리다가 하도오래 앉아 계시기에 신부님께 미사를 봉헌해야한다고
말씀을 드리러 갔는데 글세, 신부님께서는 장궤틀에 앉아서 기도하시다 하느님
곁으로 가셨다고, 신부님과 친하신 분이 전해주어서 얼마 전에 들었습니다.
얼마나 행복한 마지막인지요.
저는 매일 기도중에 성모님께 부탁드립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기도중에
이 세상의 하직하게 홰 달라고 합니다. 제가 죽고나서 연옥에 가든 천국에 가든
그런 것은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고 제가 할 수 있는 기도하면서 가게 해 달라구요.
빨리도 흘러가는 이 세상, 이 빨리지나가는 세상에서 여러분의 마지막 날,
여러분은 어떤 임종을 맞고 싶으세요? 아래는 최민순 신부님의 돌아가시기 전에
쓰신 유고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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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받으시옵소서
황금과 유향과 몰약은 아니라도
여기 육신이 있습니다 영혼이 있습니다
본시 없던 나 손수 지어 있게 하시고
죽었던 나 몸소 살려 주셨으니
받으시옵소서
님으로 말미암은 이 목숨 이 사랑
오직 당신 것이오니 도로 받으시옵소서
갈마드는 세월에 삶이 비록 고달팠고
어리석던 탐욕에 마음은 흐렸을 망정
님이 주신 목숨이야 늙을 줄이 있으리까
심어 주신 사랑이야 금갈 줄이 있으리까
받으시옵소서
받으시옵소서
당신의 것을 도로 받으시옵소서
가멸고 거룩해야 바쳐질 수 있다면
영혼이 둘이라도 할 수 없는 몸
이 가난 이 더러움을 어찌 하오리까
이 가난 이 더러움을 어찌 하오리까
님께 바칠 내 것이라곤
이밖에 또 없사오니
받으시옵소서 받아주시옵소서
가난한 채 더러운 채
이대로 나를 바쳐드리옴은
오로지 님을 굳게 믿음이오라
전능하신 자비 안에 이 몸이 안겨질 때
주홍 같은 나의 죄 눈같이 희어지리다
진흙 같은 이 마음이 수정궁처럼 빛나리이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지은이 - 최민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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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향기마을 가족여러분
사랑합니다.
2015년 7월 12일
연중 제12주일
사랑의 향기마을
김진학 안드레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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